여행지 환율·패션·문화·비자여건 등에 따라 좌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遊客)의 여행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한국과 일본, 러시아가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쇼핑중인 요우커들<김학선 사진기자> |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요우커 수는 51만6787명으로 1년 전에 비해 58%가 늘었다.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을 치르고 있는 일본도 요우커를 막지는 못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35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60%가 급증했다.
중국관광연구원 대표 다이 빙은 "요우커들이 해외여행 때 쇼핑을 많이 하다 보니 여행국가를 정할 때 환율이 큰 변수가 된다"면서 "해당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일본이나 유럽으로의 여행이 늘었으며 러시아로도 관광객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41만명에 가까운 요우커들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중국은 독일을 제치고 러시아의 최대 관광 수입원으로 부상했다.
반면 그간 요우커들의 주요 해외 여행지였던 홍콩의 인기는 사그라들었다.
지난해 해외로 나가는 요우커수가 1억명을 처음으로 돌파한 가운데 이 중 절반 가까이가 홍콩을 향했지만 올 들어서는 홍콩인들의 반요우커 시위가 격화되면서 발길이 뜸해졌다.
다이 빙은 "중국 관광객들은 명품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품까지 쇼핑 아이템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부만 과시하려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고 돈 값을 할만한 물건들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목적이 쇼핑에 그치지 않고 해외 경험을 쌓는다는 명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에 따르면 올해 일본 벚꽃축제에 가려는 요우커 수는 작년의 두 배에 달할 전망이다. 호주에서는 중국인들의 캠핑카 렌탈 수가 작년 한 해 동안 두 배로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요우커들을 사로잡는 요인 중에는 문화적 트렌드도 한 몫 하는데 한국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요우커들은 한국을 방문해 한국 영화나 드라마, 케이팝 음악과 관련한 제품들을 주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