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한도 조기 투입과 증액 검토
[뉴스핌=한기진 윤지혜 기자] 안심전환대출이 24일 판매 첫날부터 대출 갈아타기 열풍을 일으켰다. 하루 대출 규모가 4조원을 넘기며 이달 한도였던 5조원 돌파는 시간문제가 됐다. 금융당국은 총 한도 20조원을 조기 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하루동안 안심전환대출을 집계한 결과 2만6877건이 승인됐고 3조3036억원이 대출됐다고 밝혔다. 미집계 건수까지 포함할 경우 4조원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판매가 시작된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 고객들이 개점시간을 기다리며 줄 서 있다. / 김학선 사진기자 |
다만 우리은행 서울 회현동 본점과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에는 평소와 비슷한 규모의 고객이 찾았다. 주택가가 아닌 업무 중심가에 위치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 중구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남대문 지점을 찾았을 때, 텅 비어있는 신규 가입 상담 창구와 달리 대출 창구에는 15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출상담을 받으러 온 고객들은 한 손에는 대기표를, 다른 한 손에는 서류봉투를 쥐고 초조한 모습으로 순번을 기다리기도 했다. 대출 고객 대부분은 안심전환대출을 문의코자 영업점을 찾았다.
지점에서도 두 명의 은행 직원을 추가로 투입,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게끔 배려를 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52세 주부 김명희씨는 "일단 자격이 되는지 안되는지 만이라도 확인하려고 방문했다"면서 "대출금액 등은 요건에 맞는 것 같은데 부동산 유형이 정확하지 않아 직접 부동산 서류를 들고 왔다"고 말했다.
은행 영업점 분위기는 사전에 모든 구비서류를 가져와 심사를 받는 고객들과 분위기를 살피러 온 고객들로 나뉘었다.
한 명당 대출상담 소요시간은 평균 40분. 9시 개점시간에 맞춰 은행에 들어왔다가 순서가 뒤로 밀린 고객들 중 일부는 긴 상담 시간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안심전환대출을 독려하기 위해 은행장까지 나섰다. 윤종규 행장은 서울 여의도 본점 영업점을 9시경에 찾아 직원들을 독려하고 직점 고객에게 안심전환대출을 설명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윤 행장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는지, 상담은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러 나왔다"며 "안심전환대출은 장기 고정금리대출로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인 만큼 고객들에게 적극 권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응을 받자, 가계부채 안정화 대책으로 안심전환대출을 내놨던 금융위원회는 총 한도 20조원을 조기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달 배정분인 5조원이 이번 주안에 조기 소진될 것이 확실시돼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총 한도 20조원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 한도를 조기에 모두 투입할지, 또 소진 시 추가로 규모를 확대할지는 불확실하다.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고 자본시장이 소화를 시켜주지 못해서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대출채권을 바탕으로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하고 이를 은행이 사들여 1년간 보유하는 조건이다. 그래서 금리도 다른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보다 낮다. 따라서 안심전환대출 인기에 따라 20조원에 달하는 MBS를 발행한다면 시장에 큰 부담이 된다. 총한도를 확대한다면 은행이 감수해야 하는 손실도 크게 불어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