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면접과 인턴십 거쳐 최종 선발
[뉴스핌=정경환 기자] SK그룹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스펙과 사진을 보지 않기로 했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회(위원장 김창근 의장)는 올해 상반기부터 대졸 신입채용에서 스펙 관련 항목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고, 직무수행 능력 중심의 ‘열린채용’ 정착을 위한 결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축소하고, 문제해결 역량과 도전정신을 키우는 능력 중심의 인재양성 문화가 국가적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최고 경영층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응시자들은 ‘스펙’성 모든 항목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채용부터 제외되는 스펙성 항목은 외국어 성적, IT활용능력, 해외경험, 수상경력, 업무 경험, 논문 내용 등이다. 입사 지원서에 부착하던 지원자의 사진도 없앴다.
다만, 지원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위해 학력, 전공 및 학점 등의 기본 정보는 제시하도록 했다. 그 외에 해외영업직이나 제약 연구 분야 등 특정 직무 분야에 한해서는 업무 적합성 차원에서 외국어 성적이나 자격증을 제시토록 했다.
조돈현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 전무는 “스펙을 없앤 파격적인 채용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경영환경과 사업내용이 복잡해짐에 따라 각 구성원의 문제해결 역량 등 직무수행 능력이 사업 성패의 핵심 요소로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펙과 사진 대신 ‘자기소개서’가 SK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가치관과 행동규범 등을 갖췄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서류전형 항목이 될 것"이라며 직무수행능력은 면접·인턴십 등을 통해 검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SK그룹은 이 같은 스펙 관련 항목을 완전히 없앤 채용 외에 지원자들의 도전정신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바이킹 챌린지’ 선발 비중을 지난해 2배인 전체 인턴 채용의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바이킹 챌린지’는 2013년부터 도입된 SK만의 독특한 채용 방식이다.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졸업연도 등 최소한의 개인 정보와 스토리 중심의 자기소개서로 1차 서류심사를 실시하고, 개인 역량을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오디션 면접) 및 심층면접과 인턴십을 거쳐 최종 선발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응시자가 학력이나 스펙 등을 부각하면 감점을 받을 정도로 철저하게 문제해결 능력과 도전정신 중심으로 평가한다"면서 "이 프로그램으로 선발된 신입사원들에 대한 내부 만족도도 높고, 다양한 경험의 경쟁력을 갖춘 지원자들이 많이 몰려 들고 있어 채용규모를 늘리기로 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SK그룹의 올 상반기 채용은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 원서를 접수한 후, 4월 26일 필기전형과 5월 말 면접에 이어 6월 중 최종 합격자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은 “스펙보다는 문제해결 능력과 도전정신을 중심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선발 제도가 정착되면 대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부담이 경감될 뿐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기업경영의 경쟁력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