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홍 회장 리스크 여전… 액면분할 필요"
[뉴스핌=이준영 기자] 지난 2013년 밀어내기 등 이른바 '갑(甲)질 사건' 이후 급락했던 남양유업 주가가 올해 반등국면으로 접어들자 그 배경과 지속성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양유가 주가 회복의 배경은 무엇보다 낙농가의 원유 감산에 따른 수익 개선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여전한 본 업황 부진과 회장 리스크 등으로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여전하다.
▲남양유업 최근 2년 주가 추이 |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갑질 사건 이후 내리막이던 주가가 올 1월 이후 오르는 것은 올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과다했던 원유 생산을 줄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원유 생산량이 줄면 남양유업은 원가가 줄어들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재고도 줄기 때문에 '원플러스원(1+1)' 등 행사를 안 해도 되므로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양유업은 매일유업보다 실적 타격이 컸으므로 이번 이슈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이라며 "2013년 남양유업의 갑질 사건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매일유업이나 빙그레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그 결과 남양유업의 실적 부진이 매일유업보다 심했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에 원유를 공급하는 낙농진흥회는 지난 12월부터 원유 감산안을 확정해 시행 중이다. 농가마다 배정한 쿼터 물량의 3.47%를 정상가의 10%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감산에 나섰다. 대상 농가는 1400여 농가이며 기간은 올해 12월까지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매년 8월에 낙농가 등으로부터 받는 쿼터량을 정하는데 단기적으로 받아오는 원유량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장기적으로 낙농가로부터 받아오는 양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남양유업의 주가 상승세가 단기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권진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남양유업은 2년 연속 영업이익이 적자다. 영업실적이 좋아져야 주가가 계속 좋을 수 있다"며 "출산율 저하에 따른 시장 부진과 중국 수출도 좋은 상황은 아니기에 아직 주가가 탄력을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남양유업의 거래량 자체가 매우 적은 수준이라며 유동성이 늘어나려면 액면분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의 23일 거래량은 452주, 17일 거래량은 851주, 16일도 721주에 불과하다. 지난해 이후 남양유업의 거래량은 일일 1000주 내외였다. 남양유업은 상장주식 수가 72만주에 불과하다.
이에 남양유업 관계자는 "아직 액면분할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한편, 최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세금탈루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증권사 연구원은 "갑질 사건 이후 홍 회장도 세금탈루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며 "주가에 부정적 영향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증여세를 포함해 수십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홍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 등을 선고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