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부진, 일회성 비용 증가 때문…올 최대 규모 라인업 대기 중
[뉴스핌=이강혁 기자]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한 넥슨이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이후 관련업계의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실적 부진을 경영참여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상황이어서 이번 넥슨의 실적 발표를 두고 '방귀낀 놈이 성낸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넥슨은 지난해 4분기에 7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진했다. 실적 부진을 겪은 넥슨이 오히려 엔씨소프트를 나무라는 형국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나 넥슨의 실적 부진을 뜯어보면 사실 오해가 일부 깔려 있다. 오히려 매출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매년 25%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특히 모바일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대비 32%나 상승했다. 올 상반기 신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성장 모멘텀은 견고해 보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실적 수치는 이렇다. 넥슨 일본 법인은 지난해 4분기 71억원(7억4800만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069억원(429억3200만엔)으로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한 반면, 당기순손실 426억원(44억9800만엔)을 기록했다. 적용환율은 100엔당 947.9원이다.
이같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숫자로만 보면 좋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4314억원(455억900만엔)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순이익은 2779억원(293억1600만엔)에 달한다.
사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은 일본 모바일 자회사인 글룹스의 손상차손(영업권 상각)이 발생한 탓이다. 손상차손은 일회성 비용으로 기업의 현금흐름과는 관계가 없는 부분이다. 오히려 영업 현금흐름에 기초한 넥슨의 실적은 견고하다. 매출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매년 25%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매출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모바일 기반으로 게임업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다. 넥슨의 모바일 매출은 2013년 대비 지난해 21%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32% 증가했다. PC온라인 게임에 집중하던 넥슨이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올해의 성장 모멘텀도 충분해 보인다. 지역별로 선보일 신작 게임 라인업은 또다른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지난 2년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온 해외 개발사들의 작품 공개가 예정돼 있어 서구권에서의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
단적으로 중국에 영웅의군단과 카트라이더 모바일을 상반기에 론칭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라인(LINE)을 통해 영웅의군단을 론칭한다. 글룹스에서도 5개 모바일게임이 론칭될 예정이다.
또한 북미에서는 스플래시 데미지 사가 개발한 PC온라인게임 '더티 밤'을 스팀 플랫폼을 통해 연내 론칭한다. 빅휴즈게임즈가 개발한 도미네이션즈를 비롯해 쉬버엔터네이먼트, 터보스튜디오에서 개발한 게임들도 준비 중이다.
한국에서는 광개토태왕이 개발 중이다. 여기에 마비노기듀얼과 천룡팔부3D는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이외에 슈퍼판타지워, '야생의 땅: 듀랑고'가 준비 중이다.
PC온라인게임으로는 메이플2, 서든어택2, 공각기동대 온라인이, PC온라인 게임 중 퍼블리싱 게임으로는 '아이마' 를 상반기 중 출시한다. 이외에 아르피엘, 트리오브세이비어 등을 다작이 준비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손실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상반기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7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는 2013년 대비 36%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838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기 순이익은 2013년보다 43% 성장한 2275억원을 거뒀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