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부동산 비중 높고 현금등가물 선호"
[뉴스핌=김민정 기자] 흑인 자산가들이 백인 자산가들보다 더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보다는 부동산과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12일(현지시각) 크레디트스위스와 브랜다이즈대학 자산·사회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의 흑인 자산가들의 투자와 자산보유 방식이 백인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 자산가가 백인보다 보수적인 투자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 자산가 중 가장 부유한 5%는 주식보다 채권이나 다른 금융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와 예금, 생명보험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과 현금등가물을 선호했다.
부동산 투자 비중도 높았다. 보고서는 흑인 자산가들이 거주를 위한 주택을 제외하고 비금융자산의 41%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백인 자산가들의 비금융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2%인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거주용 주택까지 포함하면 비금융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은 흑인 57%, 백인 34%로 차이가 더 커진다.
보수적 행태에 자산 축적 속도도 백인보다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미국의 5% 자산가 중 흑인들은 백인들이 축적한 자산의 60%를 축적했다.
연구진은 흑인 자산가들이 위험회피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1984년 상위 3분의 1에 속한 흑인 자산가들의 8%가 2009년까지 하위 1/3로 추락한 점을 꼽았다. 이는 백인 자산가의 8배가 넘는 수치로 학습 효과에 의해 흑인보다 백인이 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백인 자산가의 36%가 상속으로 인한 혜택을 받는 반면 흑인 자산가들 중에선 7% 만이 부를 대물림 받는다는 점도 이들의 투자 행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에서 흑인 비중이 적은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월가는 생명보험이나 부동산 브로커와 비교했을 때 영업이나 자문에 있어서 흑인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며 “같은 문화와 인종 배경을 공유한 사람들이 더 높은 신뢰와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