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중 증가율 전년보다 2배...나머지는 둔화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소호대출(자영업자 대출) 확대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소호대출 증가율이 2013년에 견줘 2배에 이르렀다. 나머지 3곳의 소호대출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긴 하지만, 전년도에 비해 둔화되기 시작한 것과 비교된다. 전통의 '소호대출' 강자 국민은행이 다시 영업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날의 칼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다.
4대 시중은행 소호대출 2014년, 2013년 증가율 |
반면, 나머지 은행은 소호대출 증가속도가 일제히 둔화됐다. 2013년 23.3%로 4대 은행 소호대출 평균 증가세의 2배 가량을 보였던 하나은행은 지난해 16.40%의 증가속도로 4대 은행에서 여전히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3년도에 비하면 30% 가량이 둔화됐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1.1% 소호대출 증가율을 기록, 2013년 13.7%에서 둔화됐고, 신한은행은 지난해 9.9% 증가세로 2013년 11%대 증가율에서 느려졌다.
중소기업 대출 속도와 비교해서도 국민은행의 소호대출 증가세는 가장 빠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 증가율이 0.9%로 4대 시중은행 중에 가장 낮다. 이에 견주면 국민은행 소호대출 증가세는 5.5배에 이른다. 반면, 우리은행은 소호대출 증가세가 중소기업 대출속도의 2.9배며 하나은행은 2.5배, 신한은행은 1.1배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중소기업이나 소호대출이 비슷한 속도로 늘었지만, 국민은행은 소호대출이 중소기업 대출에 비해 5.5배 빠르게 늘었다는 얘기다.
증가규모로 따지면, 지난해 신한은행이 2조7370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우리은행(2조6320억), 하나은행(2조4040억), 국민은행(2조) 순이었다. 중소기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는 국민은행이 지난해 61.8%로 가장 높았다. 신한(50.9%), 하나(46.6%), 우리(40.2%) 은행이 뒤를 이었다. 2013년에 견줘 국민은 2.4%포인트, 신한은 2.1%포인트, 하나는 3.9%포인트, 신한은 0.5%포인트가 늘었다.
국민은행의 소호대출 증가세가 다시 빨라지고 있는 것은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혁신성 평가에서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8개 은행 중 6위) 혁신성평가에서는 기술금융 중심의 중소기업대출이 많아야 좋은 평가를 얻지만, 극민은행은 소호대출 비중이 높은 데다 증가세도 중소기업 대출 속도에 비해 빠르기 때문이다.
또한 소호대출은 자영업자의 생활자금 등으로 많이 쓰여 가계대출과 구분이 잘 되지 않고 부채도 결국 자영업자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 가계 부채가 부실화되면 소호대출도 동반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 비중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해 금리가 떨어지고 대기업은 은행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소호 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며 "부실 때문에 중소기업보다 소호가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호대출이 제2의 가계대출이 될 수 있지만, 엄격한 평가를 해서 대출을 하고 있어 건전성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