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역대 가격 인상 시기를 보면 그 해는 담배 판매량이 감소하지만 이듬해 회복세를 보인 것이 일반적이죠.”
예상보다 연초 저조한 담배 판매에 대한 KT&G 관계자의 얘기다.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된 담뱃값 인상에 편의점의 담배 판매량이 전 주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며 담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번 담배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회복하리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7일 KT&G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은 부진을 면키 힘들 전망이다. 이미 편의점 매출은 전주 대비 50% 이상 감소하는 중이다.
물론 이같은 부진은 예상된 측면이 크다. 정부가 전례 없이 담배 세금을 2000원 가량 인상했고 이에 따른 흡연율 감소 폭도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 뻔했기 때문. 특히 지난해 말 담배 공급 부족 사태에 맞춰 담배를 대거 공급한 것도 최근 담배 판매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담배의 공급증가가 사재기 물량으로 흡수돼 지난해 4분기의 매출 상승분이 고스란히 올해 상반기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흡연율 감소 역시 상반기 실적 저하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사재기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하반기 이후 실적 회복이 본격화되리라는 전망이다. 더불어 흡연율 감소가 연초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2004년 말 담배가격 500원 인상 이후 담배 수요는 하반기부터 본격화 됐다.
문제는 그 폭과 규모다.
KT&G 관계자는 “가격 인상 규모가 역대 최대인 만큼 그 폭이 얼마가 될지는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KT&G가 흡연율 감소에도 수익성을 어렵지않게 회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는 중이다.
담배 출고가가 인상됐기 때문이다. KT&G는 지난 1일부터 담배세 2000원 인상에 출고가 50원 인상을 포함시켰다. 주목해야 할 점은 KT&G가 소매점 마진을 축소시키면서 사실상 가격인상 효과를 배가 시켰다는 점이다.
KT&G는 기존 10%였던 소매 마진을 저가형 제품의 경우 7.5%로, 중가 형 담배는 9.5%로 줄이고, 5000원 이상 고가 담배만 기존 10%를 유지하기로 했다. 전체 매출 비중 중 20.5%를 차지하는 저가형 제품의 경우 KT&G가 가격인상분 50원에 소매마진 조정분 100원을 더해 총 150원의 가격인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매인 마진 축소로 KT&G의 올해 평균판매단가(ASP)는 지난해 대비 최소 1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ASP 12% 상승은 전체 물량 11%가 감소를 상쇄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익감소의 영향은 작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KT&G가 가장 민감한 것은 올해 하반기의 흡연율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올해 하반기의 흡연율이 얼마나 줄어드냐는 점이다.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조세재정연구원은 올해 2000원의 세금 인상 이후 담배 소비량이 34.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회예산정책처 성인남성 흡연율이 2013년 기준 42%를 2016년까지 35%로 7%P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