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가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진=뉴스핌DB/천우희 인스타그램] |
[뉴스핌=황수정 인턴기자] 배우 천우희(27)가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천우희가 영화 '한공주'의 주연 '한공주' 역으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천우희가 여우주연상을 받으리라 예상한 이는 본인을 포함해 전혀 없었기에 큰 놀라움을 선사했다.
영화 '한공주'는 '제13회 마라케시 국제 영화제' 금별상, '제43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타이거상, '제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 심사위원상과 국제비평가상,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받았다.
국내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독립영화 사상 최단기간 10만 돌파 등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마케팅 부족과 독립영화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 채 관객 22만 명 동원에 그쳤다.
역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자들을 비교해 보면, 이번 천우희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얼마나 파격적인 행보인지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은 영화 '감시자들'의 한효주가 수상했다. '감시자들'은 설경구, 정우성 등 쟁쟁한 스타 배우들의 출연과 독특한 첩보 스릴러 장르로 5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2012년 제33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이 받았다.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하는 색다른 소재를 바탕으로 로맨티스트의 대명사 이선균과 믿고 보는 배우 류승룡이 출연했다. 당시 류승룡은 '더티섹시'로 기존 카사노바의 이미지를 깨트려 인기를 얻었고, 영화는 46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2011년 제3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영화 '블라인드'의 김하늘이다. 김하늘은 생애 첫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아 실제 시각장애인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명연기를 펼쳐 호평받았다. '블라인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불구하고 230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했다.
그 이전에는 윤정희, 수애, 하지원, 손예진, 전도연, 김혜수, 이영애 등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대부분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들은 출연한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대스타이거나,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었다. 그동안 가능성 있는 배우나 변신을 시도한 여배우에게 상을 주려고 노력한 청룡영화상이지만, 절충주의의 한계를 지적받아 왔다. 이에 천우희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지고 있다.
천우희는 여우주연상 수상 후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큰 상을 받다니"라며 "앞으로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관심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공주'의 천우희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한국 독립영화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인턴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