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논란 "미국 역사의 오점" vs "테러 방지에 기여"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9·11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한 고문은 알려진 것보다 잔혹하며, 미국의 안보에도 기여하지 못했다고 미 상원 정보위원회가 9일(현지시각) 밝혔다.
9일(현지시각) 다이앤 파인스타인 미국 상원 정보위원장이 공개한 약 500쪽 분량의 '미 중앙정보국(CIA) 고문실태 보고서'의 표지. [출처: AP/뉴시스] |
이 보고서는 지난 2001년 9·11테러 후 자행된 고문을 처음 공개한 것으로, 6700쪽 분량의 기밀문서를 500장 분량으로 요약해놓고 있다. 고문 기술로는 작은 상자에 가두기, 수주간 잠을 재우지 않기, 벽에 세워놓고 폭행하기, 성고문 위협, 물고문, 용의자 가족의 신변 위협 등이 거론됐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어떤 용어로 포장하든 CIA 수감자에게 고문이 자행됐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며 고문에 대한 상원 차원의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고문은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수준에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지도 못했다"며 "이는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드러난 잔혹 행위는 대부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자행됐기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보고서 공개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보고서에 나타난 '선진 심문 프로그램'이 뚜렷한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존 브레넌 CIA 국장은 과거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CIA의 심문 기법으로 얻은 것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고압적 심문 기법을 사용한 덕분에 테러 음모를 저지할 수 있었다"며 "테러 용의자를 체포하고 미국인을 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9·11 테러 당시 CIA 국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도 이날 인터뷰에서 "심문으로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붙잡아 대량살상 공격을 막아냈다"며 "이는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