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뱅크월렛카카오로 송금한 돈에 붙는 이자는 다음카카오가 챙기나요?"

대학생 아들 용돈을 매월 50만원씩 전자지갑으로 보내는 김 모 씨(50)는 의문이 들었다. 한번에 10만원씩 한 달에 50만원까지 아들에게 보내는데, 송금 후 하루 동안 돈(뱅크머니)을 사용할 수 없는 데다 잔액이 항상 남아있어도 이자는 계좌로 입금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들에게 뱅크머니를 송금하면 은행계좌에 입금되는 것으로 예금이자가 붙어야 정상인데, 아들에게는 이자가 들어오지 않으니 다음카카오가 가져가는 것 아니냐"면서 "나 같은 사람이 수백만 명에 달하고 카카오 회원이 1억 명이면 그 이자가 수백억, 수천억원이 넘을 테고, 다음카카오는 쉽게 돈 버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실제로 이 같은 의문은 뱅크월렛카카오 사용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뱅크월렛카카오에 돈을 충전하거나 친구나 가족에게 뱅크머니로 송금하면 다음 날 오후 5시부터 환불하도록 하면서, 돈이 일시적으로 묶이게 한 다음카카오의 정책 때문이다.

적은 돈이라고 해도 최소 하루짜리 이자가 생기고 사용자가 수백만 명이면 누적 이자가 엄청난데, 소비자는 단돈 '1원'도 받지 못한다.

이 같은 의문이 사실이라면, 다음카카오는 고객의 이자수익을 갈취한 금융범죄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모든 전자지갑과 삼성전자가 하는 모바일충전 현금카드도 불법이 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뱅크월렛카카오 같은 전자지갑이나 충전식 현금카드 그리고 T머니 등은 충전되거나 송금하면, 예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은행들은 이 같은 돈을 개인 계좌에서 분리해 '선급 계정'으로 이동시킨다. 예금이 아니므로 보통예금과 같은 이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음카카오에 들어갈 돈은 전혀 없다.

시중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은행 선급 계정이 파킹(parking)되는 것으로 선급 화폐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이자가 적용되기는 하지만, 0.1%에 불과해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상과 달리 이 같은 잘못된 상식이 퍼진 이유는, 중국의 1, 2위의 전자결제 회사인 알리페이와 텐페이가 국내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등 글로벌 핀테크(fintech) 업체들이 부각했기 때문이다. 대만의 최대 전자결제업체인 개시플러스(Gash+)와 싱가포르의 유페이가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전자금융의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도는 분위기다.

알리페이의 경우 고객이 충전하는 돈으로 머니마켓펀드(MMF)를 직접 운용하면서 고객에게 4%대 이자를 주는 금융업을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전자지갑은 예금계좌가 아닌 선급 계정이기 때문에 이자를 포기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자금융법이나 금융실명제법으로 글로벌 ICT와 같은 비즈니스를 못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개방하면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글로벌 ICT기업이 주로 미국, 중국 내 기업인 점은 자국 내 시장이 커서 발전한 규모의 경제가 있어서인데 우리나라는 규모가 작아 무조건 규제를 풀어서 시장을 개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