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짜기 마무리 단계…내년 경영구상 주력
[뉴스핌=이연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 ‘경영스승’으로 알려진 구학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부회장에 오른지 8년만에 진정한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정용진 시대’를 뒷받침할 진용짜기는 마무리 단계다.
9일 업계 및 신세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정기인사를 마무리하고, 주력 계열사 및 그룹의 내년 경영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내년은 정 부회장이 구학서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는 원년으로, 마트 등 주력사업의 위기를 홀로 극복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최근 실시된 신세계그룹 인사에서는 정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해 온 구학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구 회장은 1972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비서실 과장, 제일모직 경리과장 등으로 일하다19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로 옮겼다. 신세계에서는 1999년 대표이사에 올라 2009년까지 최고경영자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후 회장로서 정 부회장을 도와 신세계 경영을 책임졌다.
또한 이번 인사에서는 정 부회장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임원들이 대거 전진 배치됐다.
대표적으로 신세계I&C는 40대인 김장욱(48) 부사장보를 새 대표로 내정했다. 에브리데이리테일은 이마트 가공식품담당 이태경(52) 상무가 새 대표를 맡았다. 위드미FS 대표에는 윤명규(53) 이마트 상무가 내정됐다.
여기에 문성욱 부사장의 행보도 '정용진 시대'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문 부사장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남편으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매제이다.
이번 인사에 지금까지 그룹 내에서 이마트의 중국사업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해 왔던 그는 신세계인터내셔널 글로벌 패션 1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신세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앞서 문 부사장은 이마트 중국 점포의 구조조정과 베트남 신규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패션사업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구학서 회장의 퇴진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매제 문성욱 부사장의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 글로벌 사업도 정 부회장의 경영 성과에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인사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젊은 임원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져졌다"며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인적기반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