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출지역 타격에 실적 전망 어두워져
[뉴스핌=이준영 기자] 쌍용자동차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 유지 결정으로 실적 전망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OPEC의 원유 생산량 유지 결정에 따라 최대 수출 지역인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최저수준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지난 11월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현재 생산목표량을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과잉공급으로 하락세였던 국제유가는 60달러대로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69.09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24달러 내렸다. 앞서 그 전날에도 2.38달러나 떨어진 뒤의 일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6.15달러로 7.54달러나 폭락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자동차 수출업체에 타격이 되는 이유는, 이것이 쌍용차의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 경제 침체, 루블화 약세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러시아 수출의 절반 가량을 원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OPEC의 생산량 동결 발표후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루블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로 전일 대비 2.30% 낮은 49.965루블을 기록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가치가 내려간 것.
최근 5년간 미국달러/루블 현물환율(USD/RUB) 추이 [출처: 블룸버그 조회화면] |
러시아는 쌍용차의 최대 수출 지역이다. 올해 1월~10월 누계 기준 쌍용차의 러시아 수출 물량은 전체 수출에서 32.5% 가량 차지했다. 러시아의 경제 환경 악화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비중 47%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최고 비중이다.
쌍용차는 차량을 국내 평택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기 때문에 환율에 더욱 민감한 구조다.
쌍용차는 지난 3분기 실적도 러시아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적자전환했다. 쌍용차는 3분기 영업손실이 282억6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전분기대비로도 적자폭이 125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의 결정에 따른 러시아 루블화의 약세 심화는 쌍용차 실적에 한층 더 불리한 환경을 만들었다"며 "신차 티볼리 디젤형이 나오기 전까지인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은 그나마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러시아가 유가 하락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쌍용차 수출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출 물량 기준으로 러시아 판매 부진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다만 중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 다변화로 대응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 유럽으로의 수출 물량 증가분이 러시아 수출 감소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쌍용차가 1일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11월 누계기준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8% 줄었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이 5.9% 늘었으나 전체적으로 3.3% 감소했다.
▲쌍용자동차 최근 6개월 주가 변동 상황 |
이에 쌍용차 주가도 지난 10월 초 이후 두달여 간의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 11월12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던 기관이 지난 28일 매도세로 돌아섰다. 1일 오후 2시48분 현재 쌍용차 주가는 전주말 보다 570원, 6.44% 하락한 82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월초 6400원 단기 바닥에서 최근 9000원 대까지 급등한 뒤의 일이다.
임은영 연구원은 "쌍용차가 지난 10월1일 최저점을 찍은 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과 신차 티볼리 기대로 기관이 매수세에 나섰으나 OPEC 결정으로 러시아 시장 수요가 더욱 불안해지자 매도에 나선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