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리인하에도 실물경기 급반전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의 예상밖 금리인하에 21일(현지시각) 주요 원자재가 상승 탄력을 과시했지만 추세적인 상승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경제 석학들이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인한 미국 투자은행(IB)의 구제금융 사태가 또 한 차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주목된다.
[출처:신화/뉴시스] |
중국발 ‘서프라이즈’로 인해 금과 구리 등 중국 거시경제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원자재가 모처럼 상승 흐름을 탔다.
금 선물 12월 인도분이 0.5% 올랐고, 은이 1.3% 뛰었다. 구리가 0.4% 완만하게 올랐고, 백금과 팔라듐이 각각 1.6%와 2.9% 뛰었다.
이른바 상품통화도 동반 상승했다. 호주 달러화가 장중 0.8% 상승했고, 뉴질랜드 달러화도 0.2% 올랐다. 캐나다 달러화도 0.5% 상승했다.
하지만 상품시장의 추세적인 반전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금리인하가 강력한 경기 부양 효과를 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인민은행의 금리인하가 실질적인 자금 조달 비용 하락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기 둔화를 인식한 정책자들의 형식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실물경기가 의미 있는 반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상품 가격 역시 턴어라운드를 이루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 하락은 중국의 거시경제보다 산유국의 공급 과잉 및 정치적 상황과 맞물린 만큼 중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반등이 단기 현상에 그칠 여지가 높다.
이와 별도로 일부 경제 석학들이 상품 비즈니스에 깊게 관여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월가의 IB들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넬대학의 솔 오마로바 교수는 “월가 IB들의 원자재 현물 거래 규모가 상당히 큰 데다 가격 하락 및 불투명한 거래에 따른 여파가 구조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대형 IB의 구제금융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더스트리얼 이코노믹스의 치아라 트라부치 대표 역시 대형 IB들의 상품 거래 관련 리스크가 크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섹터와는 전혀 다른 매커니즘으로 움직이는 상품시장에 IB들이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대규모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은 행위”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