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올해 크게 부진…성장성 지속 의문"
[뉴스핌=노종빈 기자] 그간 한국 경제는 소위 '재벌'이라 불리는 거대한 기업집단을 중심으로 빠른 산업화를 이뤘다. 하지만 재벌 중심의 성장 모델은 오히려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특집판'을 통해 지적했다.
◆ 10대 무역대국 한국, 중국에 가파른 추격당해
한국은 재벌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금융 지원과 규제를 통한 보호주의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10대 무역대국에 올랐다. 한국은 조선, 디스플레이, 모바일, 메모리칩 분야에서 세계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급격하게 추격해 오고 있는 현실에서 삼성, 현대와 같은 한국의 재벌들이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중국은 석유화학, 철강, 조선, 전자 등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근 서울대 교수는 "일본과 미국의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데 집중하다보니 중국의 도전을 피하는 전략은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삼성·현대, 올해 특히 실적부진 심화서울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부지 / 김학선 기자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들어 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스마트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의 순익은 4분기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등 저가 스마트폰 경쟁업체들에 밀려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도 엔화 약세의 타격으로 지난 3분기 순익이 약 30% 급락히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차 그룹이 10조원에 한국전력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주주들은 크게 반발하며 재벌들의 지배구조와 자금관리 문제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클 나 노무라증권 투자전략가는 "자본 투입 중심의 산업 건설과 생산력 증강 위주의 시대는 끝났다"며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서 서비스나 재화를 팔아서 수익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글로벌 경쟁 앞서 나가야
이처럼 재벌 주도의 경제 모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재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소기업과 서비스 업종 강화 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창조경제 슬로건 아래 박근혜 정부는 벤처기업을 활성화하는 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에 서비스 업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를 조언했다. 또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여요인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증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특히 한국이 현재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의료 관광이나 IT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빠르게 앞서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