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로 합의, 신한·삼성카드 내년 2, 3월 협상
[뉴스핌=우수연 기자]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를 1.5% 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른 신용카드사들의 연쇄적인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돌아오는 내년 2월과 3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재계약 협상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협상을 선례로 향후에도 수수료 인하를 압박할 것으로 보여 카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번 결정된 수수료에 대해 카드업계는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복합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카드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커질 것이란 우려다.
복합할부금융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0년 8654억원에서 지난해 4조5906억원으로 4년 만에 5배가량 크게 늘었다. 이 중 현대카드의 취급 규모가 1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삼성카드가 1조3000억원으로 바짝 쫓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예상보다 협상 수수료가 낮게 책정된 것 같아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도 (현대차와의) 많은 업체의 협상이 남아있는데 선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해결은 각사가 알아서 해야겠지만, 자칫하면 여신전문금융업법 체계가 무너지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의 수수료 관련 협상이 줄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입장을 표명하기가 부담스럽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번 협상은 KB카드와 현대차 간 개별협상이기 때문에, 여타 카드사 입장에서 따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양자 간 자세한 협상 과정도 모르고 다른 카드사들과의 협상도 곧 예정된 민감한 사항이라 얘기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재협상을 하루 앞둔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카드 복합할부 수수료율 1.9%는 과도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여신협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신협회의 회원사인 카드·캐피탈사 내에서도 복합할부금융을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파이낸셜, 토요타파이낸셜 같은 외국계 리스·할부금융사 및 현대캐피탈 등은 자동차 회사가 일정 부분 수수료를 지급하고 카드사가 수익을 가져가는 복합할부금융 상품의 폐지를 건의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카드를 비롯한 중소 캐피탈 업체들은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구조를 견제해야 하며, 여전법에서 정하는 적격비용을 근거로 들어 유지를 주장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 내에서도 복합할부상품의 취급에 대해 서로 반대되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한목소리로 상황을 대변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상품 거래에 한해 수수료율을 1.0% 수준까지 낮춰달라고 요구했으며, KB카드는 1.75% 이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까지 나서 이원희 현대자동차 재무담당 사장과 회동을 했다. 지난 10일 1차 협상에 이어 2차 협상 기한인 오늘까지 협상이 진행 중이며, 협상 합의점은 5대 영세가맹점과 체크카드 수수료율과 같은 1.5%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