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트렌드 포착해 자동매매 '고수익'
[뉴스핌=노종빈 기자] 컴퓨터 상의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시장 경향에 따라 자동 매매하는 트렌드(trend·경향) 펀드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최근 헤지펀드업계에서는 수년간 자동화된 모델과 알고리즘으로 수십억달러의 자산을 사고 파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 트렌드 추종 헤지펀드, 올해 높은 수익률
시장 트렌드를 추종하는 헤지펀드 업체인 AHL과 캔탭, 아이샘 등은 최근 일본엔화 약세를 비롯, 상품이 나 채권수익률, 에너지 가격 등의 시장 변동 움직임을 추종하며 매매하고 있다.
올해 들어 트렌드를 추종하는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높은 성과를 나타내면서 매니저의 전략과 판단력에 의존하는 경쟁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거의 모든 트렌드 헤지펀드는 올해 두 자리수대 수익을 거둔 반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한 펀드들의 경우 올해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자동매매 펀드는 과거 금융위기 직전 10년간 크게 늘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했으나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상태 지속과 중앙은행들의 시장개입 등이 맞물리며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이다.
◆ 적절한 시장 트렌드 포착해 수익
프로그램 매매 방식의 투자를 장기간 지속해온 헤지펀드 맨그룹 계열인 AHL의 샌디 래트레이 대표는 "트렌드 펀드에 대해 의심하는 것은 잘못된 트렌드에 투자하려는 것과 같다"며 "예컨대 과거 기술주 버블이 꺼지기 직전에 관련 주식을 사는 완전히 잘못된 트렌드"라고 말했다.
트렌드 펀드는 원래 자동화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매매하면 시장 급변 상황에서 투자자 불안심리로 인한 타격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 개발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안점은 단기적 시장 변화의 압력을 견디는 능력 차이라고 지적한다. 즉 시장에서 수익을 챙길 수 있을 때까지 약세 포지션을 견디는 힘이다.
자산 32억달러를 관리하고 있는 영국계 헤지펀드인 캔탭펀드의 이완 커크 수석투자책임자는 "통계적 과학적 투자 접근을 하더라도 결국 투자 수익을 볼 때는 인간일 수밖에 없다"며 "손실이 커질 때는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크 수석투자책임자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에도 통계적으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견뎌야 한다"며 "투자 성과가 낮다고 해서 모든 것을 뒤바꿔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자동화된 매매, 점차 편안하게 받아들일 것"
트렌드 펀드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매매 방식을 친근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이다.
AHL의 레트레이 대표는 자동화된 매매의 특성에 대해 "내일 당장 일본국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는다면 정확하게 대응법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닛산자동차가 자동화된 로봇 시스템이 자동차를 조립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며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된 것은 훨씬 시일이 지나서였다"고 말했다.
레트레이 대표는 점차 일반투자자들도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투자 결정에 대해 편안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