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내 주식 비중 높이고 장기채는 보유 추천"
[뉴스핌=우수연 기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취임 이후 지난 100일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금융 상품은 단연 '장기 국고채'였다. 최 부총리의 지명 이후부터 국채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랠리를 지속했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장기 국고채가 투자자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8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7월 16일 최 부총리의 취임 이후 100일간 채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종목으로 장기 국고채를 꼽았다. 금리가 비슷하게 떨어지더라도(가격 상승) 채권의 특성상 잔존만기가 길수록 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 부총리의 지명 직전인 6월초에 비해 국고 3년 금리는 약 0.63%p, 국고 10년 금리는 0.68%p 크게 하락했다.(6월 5일~10월 24일 기준) 금리 하락폭은 비슷하나 잔존만기를 감안해 연 환산 수익률로 계산하면 국고 3년물이 연 7.23%인 반면, 국고 10년물은 18.3%에 달했다.
올해 6월초 이후 국고 3년, 10년 금리 변화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
◆ 崔 효과에 장기 국고채 ETF 연 8% '대박'
주로 국고채 ETF나 중장기 국공채 펀드를 통해 투자한 개인들의 경우 적게는 연 5%, 많게는 연 8%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장기 국고채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최 부총리의 지명 소식이 발표된 6월 중순 이후부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우리KOSEF10년국고채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 벤치마크대비 펀드 수익률 추이(빨강:펀드 수익률, 노랑: BM수익률) <자료=제로인 펀드닥터> |
순자산, 설정액이 모두 1조원을 넘는 '교보악사Tomorrow장기우량증권투자신탁K-1(채권)ClassA' 펀드의 경우 최근 3개월간 1.63%, 1년 동안 5.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포트폴리오내 98% 이상을 국내 국채로 편입하고 있다. 국고 10년물인 10-3(쿠폰 5.00%),11-3(쿠폰 4.25%) 등의 고금리 경과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팀장은 "단기물의 경우 이미 올해 초부터 금리 레벨이 떨어져있었고(가격이 올라있었고), 현재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인식하에 장기물 금리가 하향세(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 전문가 "포트폴리오내 주식 비중↑·장기채 보유 추천"
전문가들은 국내 국고채에서 지난 3개월과 같은 높은 수익을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에는 기준금리를 무려 0.5%p 내렸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회복이 더디다고 해도 지난 석달간처럼 고수익을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내년 초 한차례 금리 인하기대감이 남아있으나, 초과(기대) 수익은 낮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초과 수익이 약화되는 부분은 반대자산(주식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서 리밸런싱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공모주 펀드 등 채권형펀드내에 주식자산이 편입돼있는 채권혼합형 펀드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이공모주플러스1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C1'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자료=제로인 펀드닥터> |
아울러 분산투자의 차원에서 내년에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특히 RQFII 신청 이후 국내기관들이 내년초 본격적으로 직접투자가 가능해지면 중국 채권 관련 상품이 쏟아져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위안화 현선물 환율이 올해 초와 같이 환헤지하면 추가 수익이 나는 구간으로 다시 진입한다면, 일반 예금금리보다 1%p 가량 높은 중국채권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3개월간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장기 국고채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내 비중을 유지하며 보유하라는 추천이 우세했다. 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고 장기물 수급도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태동 메리츠종금증권 글로벌 트레이딩총괄 상무는 "장기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인플레이션, 수급적으로 장기물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 등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이 두가지 부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테이퍼링을 종료하면서 (채권에) 충격은 다소 있겠으나, 10년물 정도면 보유할만하다"며 "30년물의 경우는 10년물과 비교했을때 리스크를 완전히 상쇄할 정도로 금리가 높지는 않은 편이라, 차후에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면서 금리가 올라갈 경우 저가매수하는 편이 좋아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