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콰이어와 함께 1055억원 투자 계획 발표
[뉴스핌=주명호 기자] 알리바바 상장으로 충분한 자금 실탄을 마련한 일본 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투자 행보를 본격화할 조짐이다. 이번 행선지는 인도네시아다.
소프트뱅크는 22일(현지시각) 벤처투자사 시콰이어 캐피탈과 함께 인도네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토코피디아(Tokopedia)'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약 1억달러(약 1055억원)로 자회사 소프트뱅크 인터넷앤드미디어(SIMI)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7월 인터넷사업을 위해 미국에 SIMI를 설립했다.
투자는 토코피디아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SIMI와 시콰이어 대표는 토코피디아 이사회 임원이 된다. 정확한 인수 지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토코피디아 웹사이트 메인 화면.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의 이번 투자 행보가 인도네시아의 가파른 온라인시장 성장세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진단했다. 컨설팅기업 레드윙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터넷 사용자는 현재 7500만명에서 내년 1억2500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1억달러는 인니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FT는 업계에서 인도네시아 온라인매출이 올해 10억달러에 향후 몇 배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 상장 이후 소프트뱅크의 투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IMI가 미국 최대 한류드라마 스트리밍 사이트 '드라마피버'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재미교포 박석 대표가 설립한 드라마피버는 한국드라마 및 영화, TV프로그램에 영어 자막을 넣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이달 초에는 미국 영화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의 지분 2억5000만달러 어치를 사들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성장 초기 단계라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더러, 정부 규제가 불투명하고 신뢰할 만한 전자결제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 5월 온라인 소매부분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금지시킨 점도 신중론의 근거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윌리엄 타누위쟈야 토코피디아 공동창립자는 "토코피디아는 포탈사이트이기 때문에 소매와 관련해 매출이나 재고를 직접적으로 발생시키지 않는다"며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