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와 관련해 대한항공이 정부의 엄정한 처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은 17일, 국내·외 항공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에 우려를 표하며, 정부의 엄정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귀중한 인명이 희생된 항공기 사고에 대해 여론몰이식의 책임회피 행태를 우려한다"며 "정부의 행정처분은 일관성 있고 엄정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 결과 조종사 과실이 주 원인이라는 명백한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이 기체 결함론을 계속 주장하는 등 사고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안전도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도외시한 채, 경제적 이익에 집착해 일부 이해관계자들을 여론 조성에 동원하고 있다는 것.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에는 양보가 있을 수 없다"면서 "항공안전을 돈으로 막는 행위는 또 다른 희생을 초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행정처분이 일관성 없이 항공사나 사고에 따라서 달라진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심각히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과거 대한항공 사고에 대해 노선 면허 취소나 운항정지 등의 조치를 취해 왔고, 심지어는 없는 규정까지 새로 만들고 소급적용해 운수권 배분까지 금지하는 강력한 제재를 한 것을 일례로 들었다.
또한,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천~사이판노선의 안전운항 규정 위반에 대해 인명 피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7일간의 운항중단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가혹할 정도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환골탈태의 기회로 삼아 안전운항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 2000년 이후 무사고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항공기 사고가 나더라도 책임 소재를 가리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거나 과징금 납부와 같은 솜방망이 처분으로 면죄부를 받는다면, 안전도 제고 노력은 무뎌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또 다른 항공사고와 새로운 희생자를 유발하게 될 것"이라며 "항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루프트한자항공과 필리핀항공 등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43개 항공사는 지난 15일 국토교통부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냈다.
탄원서에서 이들 항공사들은 "조종사 과실뿐만 아니라 기체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사고 후 승무원의 헌신적 구호 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한 점을 참작해 행정처분을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탄원서 제출에서 대한항공과 그 자회사 진에어는 동참하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