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찰 의혹으로 카톡 사용자 이탈…한국어판 출시
[뉴스핌=김동호 기자] 다음카카오 메신저 프로그램인 카카오톡에 대한 정부의 사찰 논란으로 '사이버 망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독일산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한국 사용자가 급증하며 외신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8일(현지시각) 독일의 국제방송국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는 "한국에서 독일산 메신저인 텔레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 1일 기준 61만명의 한국 사용자가 텔레그램을 다운로드 받았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벨레는 한국에서 인기 있는 메신저 중 하나인 카카오톡의 사용자들이 정부의 사찰 의혹으로 인해 카카오톡을 떠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폭스비지니스는 지난 4일 IT업계의 스타로 부상 중인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정부의 사찰 의혹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경쟁자인 독일의 '텔레그램'은 한국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카카오톡은 한국의 소셜미디어 서비스 업계를 선도하며 글로벌 강자로 성장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었으나 정부 사찰로 인해 그 인기가 위협받고 있다고 폭스비지니스는 지적했다.
텔레그램은 한국 이용자들의 갑작스런 증가에 한국어 번역 전문가를 급히 채용했으며, 지난 7일 안드로이드 버전 공식 한글 앱(어플리케이션)을 내놓고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텔레그램의 발 빠른 대응과는 달리 카카오측은 고전 중이다. 지난 1일 다음과의 합병 기자간담회 자리에 나선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정당한 법 집행에는) 검찰에 협조하고 있다"며 "어떠한 서비스도 해당 국가의 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법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 측이 법원의 영장 청구에 따라 사용자들의 대화 내용 등을 검찰과 경찰에 제공해 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텔레그램 가입자들의 메신저 사용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에 대한 실망과 사찰에 대한 불안으로 텔레그램을 설치하긴 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톡이 확고한 사용자 정보 보호 대책을 세우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사이버 망명은 지속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