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Anda 마켓

속보

더보기

"기술의 노예가 될 것인가.. 유리감옥을 각성하라"

기사입력 : 2014년09월18일 10:50

최종수정 : 2014년10월08일 10:26

디지털 사상가 니콜라스 카 신작 <유리감옥>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아이폰이라는 존재가 세상에 나왔을 때만 해도 우리는 잘 몰랐다. 스마트폰이 어떻게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지 말이다. 손 안의 기기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기술의 발전이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결정한다는 '기술 결정론'에 경도될 만했다. 입는 컴퓨터가 나오고 모든 사물이 스스로 통신하며 지각하는 세상도 곧 올 것 같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기술 개발을 통한 변화와 발전이 최선이란 전제 속에서 또 기다리고 있다. 어떤 기술이 우리의 삶을 또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지에 대해. 그러나 이런 기대가 막연하고 종속적이며 수동적이란 사실을 깨닫기는 어렵다.

니콜라스 카(출처=위키피디아)
전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자발적인 사고와 사색까지도 미디어에 박탈당하고 있는 현대인들을 짚어 주목을 끌었던 디지털 사상가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이후에도 기술의 발전, 디지털 기기에 종속돼 인간의 사고방식과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짚어오다가 이를 정리하는 <유리감옥(The Glass Cage)>(한국경제신문)을 내놓으며 이 문제를 짚었다.

니콜라스 카는 기계가 인간을 소외시킬 것이란 두려움이 기계 파괴로 이어진 러다이트(Luddite) 운동과 같은 과격한 주장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기술에 경도되지 않고 인간이 주체적으로 '각성'해야 함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사람이다.

생각은 구글 검색이 대신하고, 운전도 구글의 무인차가 대신할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들 사이에선 덤다운(dumb-down), 즉 지나친 단순화 현상이 생긴다. 구글 창에 무언가를 쳐 넣으면 자동으로 적절한 검색어가 제안된다. 구글은 이를 통해 우리가 찾아달라고 요구한 검색어의 의미론적 모호함을 해소해주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대신 예측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재밌게도 구글의 검색 분야 최고 책임자인 아밋 싱할(Amit Singhal)은 영국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토로했다. 기자는 "구글 사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우리는 더 정확한 검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싱할은 한숨을 쉬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은 그와 반대다. 기계의 정확성이 높아질수록 질문들이 더 게을러진다"고.

저장해둔 데이터베이스(DB)에서 쉽게 정보를 갖고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가 기억하려는 노력을 덜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이다. 니콜라스 카는 이렇게 우리가 본래 타고난 기억하는 작업을 떠넘기려거나 외재화(externalize)하려는 경향은 어떤 면에서 우리를 더 효율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해주지만 이런 경향이 병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컴퓨터 자동화는 결국 퇴화 효과(degeneration effect)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초고속 컴퓨터 거래 프로그램때문에 오산은 더욱 심각해졌던 진실도 '폭로'한다. 터프츠 대학 경영학 교수인 아마르 바이드는 "자동적 의사 결정 방법은 은행가들 및 기타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광범위한 '판단 결핍'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무인차(소프트웨어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대중화하고 항공기 또한 완전하게 자동화될 경우 우리는 완벽하게 그 시간에 자유로워지고 더 생산적이 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저자는 회의적이다.

카는 소프트웨어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사고를 냈을 경우 과실 책임의 문제, 또 항공기 자동조종장치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실제 비상 상황이 닥쳤을 때 조종사들은 비행기를 제대로 조종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2009년 콜건항공 소속 여객기가 유사한 사고를 냈고 탑승객 전원은 사망했던 일이 있었다. 상황 판단 능력을 상실한 의사가 과연 인간의 목숨을 직접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이 정도가 되면 기계는 '살인기계'화할 수도 있는 셈이다.

카가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의 역할은 직관, 그리고 책임감 같은 것들이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순간적인 직관력을 대신하지는 못할 것이며, 수공구를 쓸 때 우리는 이를 몸의 연장, 자신의 일부로 느끼기 때문에 윤리적 선택에 직접 개입하게 된다는 것. 자동화는 그러나 도구와 사용자 사이의 유대감을 약화시키고 결국 마취 효과를 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결국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국 기술이라는 유리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이 인간과 기술의 주종 관계를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는 "우리가 사는 시대는 물질적 편안함과 기술적 경이로움으로 가득차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시대는 목적이 없고 우울한 시대이기도 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이렇게 귀띔해준다. 1920년도 SF 소설 작가가 처음으로 만들어낸 단어인 '로봇'은 '노예상태'를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기원됐다고.  그리고 여류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도 <인간의 조건>에서 "자동화로 인해 우리는 노동, 즉 그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일도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가득한 사회가 도래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분명 그보다 더 나쁜 사회는 없을 것이다"라 결론을 내렸다고.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괴물 미사일' 현무-5 위력은...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10월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에 탄두 중량이 무려 8t에 달해 '괴물 미사일' 현무-5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초대형 재래식 지대지 미사일인 현무-5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 행사 중 장비 분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날 오후 도심 시가 행진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한국형 3축 체계' 장비 분열 중 바퀴가 9축인 2대의 이동식 발사대(TEL) 캐니스터(발사관)에 탑재된 현무-5가 측면 기동성을 과시하며 처음으로 공개됐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  군(軍) 당국은 이날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초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라고 공식 밝혔다.  군 당국은 "최대 탄두 중량 8t으로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를 장착한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면서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초정밀·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무-5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 전 지역의 핵심 군사시설과 지하 지휘부를 초정밀·초고위력으로 정밀 파괴하고 무력화할 수 있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서는 탄두 중량 2t의 현무-4가 공개됐다. 올해는 그보다 4배가 늘어난 8t의 그야말로 세계 최대 수준의 초대형 현무-5가 등장했다. 탄두 중량 8t은 전술핵 위력에 버금간다. 탄두 중량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북한 지휘부와 주요 군사 핵심 시설이 숨어 있는 지하 깊숙한 벙커를 파괴하는 지대지 미사일이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타격 수단이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KMPR 3축으로 이뤄져 있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8t 탄두, TNT 3.5t~11.5t 파괴력 추산 현무-5가 이번에 실제로 공개되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위협과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군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군의 날에 2년 연속 시가행진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 군의 사기 진작과 대북 억제력 제고 효과, 첨단 무기 홍보에 따른 방산 수출 기여라는 3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현무-5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제원은 아직 군 당국이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23년 최종적으로 개발과 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생산되며 정확한 생산 대수도 공개되지 않는 비닉(秘匿) 무기다. 일단 추정되는 제원으로는 2단 고체연료 엔진에 1단 추력 75tf(톤포스), 발사 중량 36t, 길이 16m, 직경 1.6m, 사거리 600~5500km, 최고 고도 1000km, 탄두 중량 1~9t, 이동식 발사대에 콜드런치 발사 방식이다. 최고 속도는 마하 10 이상, 사거리는 8t 탄두 기준 300~3000㎞로 추정된다. 파괴력은 TNT 3.5t~11.5t 사이로 추산된다.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최대 200여 발을 배치해 운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jw8619@newspim.com 2024-10-01 12:04
사진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핵심 변수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공개매수 마감일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영권 분쟁 쟁점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관련 법원의 결정이 막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27일 심문을 거쳐 이르면 이날 또는 늦어도 10월 2일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9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과 기존에 체결한 신탁계약의 운용 지시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과 영풍이 특수 관계 인지 여부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에 공개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9.18 beans@newspim.com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지분 관계가 있는 특별관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의 별도매수 금지 조항에 근거해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과의 특별관계가 해소됐다며 이로 인해 별도매수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려아연과 영풍이 적대하는 관계가 되면서 특별관계가 해소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달 19일 영풍이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의 공시를 했다. 법원이 어느 측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공개매수 기간에 자사주 매입을 허용한다면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결론이다. 고려아연은 즉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수 있어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을 끌어오지 않아도 된다.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25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확보해놨다. 다만 배임 소지가 있다.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회사 재산을 통해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것인데 현재 MBK와 영풍이 발표한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이 고려아연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라는 점도 부담을 더한다. 경영권 분쟁 종식 이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오면서 하락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특별관계자 지위를 인정하는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최 회장 측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가 된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대항 공개매수 등 대응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대비한 '플랜B'도 준비중이다. 사모펀드(PEF), 백기사 등과 협력해 대항 공개매수를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으로,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경우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탈, 한화그룹, 메리츠금융그룹, 한국투자증권 등과 접촉하며 자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대항 공개매수를 한다면 마지노선은 10월2일이다.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종료일(10월4일) 이전에 대항 공개매수의 실질적 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공개매수 자금 예치 및 투자확약서(LOC) 발급 등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33.1%를, 최 회장은 기존 주주인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우호세력(백기사)을 합해 33.2%를 확보하고 있다.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소 매수예정 수량은 최소 144만5036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며, 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약 14.6%)다. 공개매수가인 주당 75만원으로 목표 지분을 최대치까지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인수 가격은 약 2조2700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이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회의에서 "공개매수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시장 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적발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2024-09-30 16: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