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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국제칼럼] 로봇 저널리즘에 대한 소고(溯考)

기사입력 : 2014년07월02일 10:19

최종수정 : 2014년07월02일 11:04

AP "실적기사는 로봇이 쓴다"..한국 미디어는 혁신 부족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이른 아침, 우리보다 한나절 늦게 사는 미국 미디어들이 올려놓은 기사를 훑으며 일과를 시작한다. 거시 경제와 정책의 흐름도 읽어야 하고 금융시장 동향도 파악해야 하지만 잠을 확 깨우는 건 아무래도 정보기술(IT) 분야 팬시(Fancy)한 기사들이다. 

"어떻게 공상과학(SF) 소설이나 영화에서 봤던 것이 현실화되는 걸까, 대단해!"라며 감탄하던 시절도 없진 않았지만, 요즘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기술이 과연 우리의 삶을 발전시키고는 있는 것인지, 퇴보시키거나 종속화하는 건 아닐지 의구심이 더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자칫하다간 일자리도 빼앗기게 생겼다.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먼 얘기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외신만 보면 '로봇 저널리즘(robotic journalism)'이 곧 현실화할 것 같아 보인다. 

AP의 알고리즘(algorithm) 저널리즘 본격화 선언은 각별하다. 7월부터 AP에서 150~300 단어 정도 되는 간단한 실적 기사는 로봇이 쓰게 된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란 곳으로부터 실적 수치를 받아 오토메이티드 인사이츠(Automated Insights)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넣으면 기사가 작성되는 시스템을 도입키로 한 것.

로봇(알고리즘)이 기사를 쓰는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AP는 7월부터 실적 기사는 로봇이 쓰기로 했다.(출처=허핑턴포스트)
쿼츠(Quartz)는 로봇이 실적 기사를 쓰게 되면 우선 기사의 양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 분기마다 실적 기사는 약 300건 정도 작성되고 있는데 로봇을 이용하면 4400건까지 기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기자들이 단순 작업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좀 더 창의적인 기사, 분석적인 기사에 매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알고리즘, 즉 로봇이 기사 작성을 한 게 처음은 아니다. 이미 블룸버그 등은 금융 시장이 급락하거나 급등할 경우 그 정도를 프로그램에 입력해 놓으면 자동으로 속보가 뜨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점수를 기계적으로 알려야 하는 운동 경기 기사도 일부 이렇게 작성되고 있다.

LA타임스는 퀘이크봇(Quakebot)이 자동으로 지진 기사를 작성해 보도해 주목을 받았고, 디지털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세대 미디어 실험의 선봉장 역을 자처하고 있는 영국 가디언은 지난 4월 전적으로 로봇이 만드는 신문을 내놓았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로봇 편집국장(Editor-in-chief)도 뒀다. 이 로봇은 미국에서 발행하는 월간 판에 들어갈 기사를 고르는 역할을 한다. 뉴욕타임스(NYT)도 뒤질세라 내러티브 사이언스(Narrative Science)란 기업이 개발한 프로그램 스탯멍키(Stats Monkey)를 사용해 기사를 쓰고 있다.

점점 이렇게 사례를 나열하다 보니 난감함이 밀려 온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민주화가 이뤄지면서 미디어의 속보 기능은 이미 일반인에게조차 밀리고 있고,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이나 심층 분석 기능 역시 모바일과 소셜 공간을 통해 더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 혹은 그런 콘텐츠를 모아 다시 뿌려주는 소셜 큐레이터(Social Curator)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 아닌가.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로 인해 시쳇말로 '영혼(윤리나 책임의식)이 없는' 기자 '기레기' 논란마저 불거진 상황. 입체적인 관점이나 통찰력 같은 '고급한' 기능을 장착하지 않고서야 기자들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게 될 것이란 위기감이 마음을 조여온다.

더 이상은 조직이나 뉴스 생산 및 유통 방식의 혁신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란 판단이 든다. 마침 세계신문협회·국제미디어산업협회(WAN-IFRA) 발주로 이노베이션 인터내셔널 미디어 컨설팅 그룹이 작성한 '2014 신문업계 혁신에 관한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출처=매셔블)
보고서는 WAM-IFRA 회원사 50곳을 심층 인터뷰한 질적(qualitative) 분석 결과를 내놓았는데 대부분의 응답자는 "뉴스룸(편집국이나 보도국)이 재정비돼야만 모바일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보고서 안에 담긴 인터뷰에서 그리스 언론인 소도리스 게오르가코풀로스(Thodoris Georgakopoulos)는 "내러티브 사이언스와 같은 로봇 저널리즘이 활발해지면 더 이상 지금처럼 많은 기자들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곧 기술이 기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해먼드가 NYT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5년 후엔 로봇(컴퓨터 프로그램)이 퓰리처 상을 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보고서는 더 이상 정보 소비자들과의 상호작용성이라는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미디어 조직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향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 팝업 뉴스룸(Pop-up Newsroom)이다. 어디서나 모바일로 뉴스를 만들어 전송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 고유의 브랜드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광고주와 독자에게 판매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뉴스룸 통합은 '사람 기자'들이 콘텐츠 고급화를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보고서에서는 코스타리카의 라 나시온 그룹의 경우 인쇄물과 라디오, 웹, TV 등 7개 미디어를 통해 331명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통합하고 이 통합 뉴스룸을 통해 개방적으로 취재, 생산한 콘텐츠를 모든 플랫폼으로 보내는 혁신을 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를 아우르는 슈퍼 데스크(superdesk)는 공공 이슈와 레저, 경제, 스포츠, 잡지 등 6개 분야 데스크(책임 관리자)로 둘러싸여 종합적으로 판단을 하게 구성됐다. 

신문과 방송 등 기존 미디어 조직(더 핵심적으로는 이들 조직의 경영진)이 일종의 선민의식마저 갖고 있는 한국적 미디어 문화에선 이런 실험은 시도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곧 로봇까지 편집국에 밀어닥치게 생겼는데, 미디어 플랫폼 자체가 바뀌게 생겼는데 우리 미디어 업계에서 나오는 얘기는 정권 바라기에 여념이 없는 경영진, 그런 경영진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 보복 인사 일색이다. 로봇이 경영진 못하라는 법도 없는데 말이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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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미사일' 현무-5 위력은...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10월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에 탄두 중량이 무려 8t에 달해 '괴물 미사일' 현무-5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초대형 재래식 지대지 미사일인 현무-5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 행사 중 장비 분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날 오후 도심 시가 행진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한국형 3축 체계' 장비 분열 중 바퀴가 9축인 2대의 이동식 발사대(TEL) 캐니스터(발사관)에 탑재된 현무-5가 측면 기동성을 과시하며 처음으로 공개됐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  군(軍) 당국은 이날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초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라고 공식 밝혔다.  군 당국은 "최대 탄두 중량 8t으로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를 장착한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면서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초정밀·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무-5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 전 지역의 핵심 군사시설과 지하 지휘부를 초정밀·초고위력으로 정밀 파괴하고 무력화할 수 있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서는 탄두 중량 2t의 현무-4가 공개됐다. 올해는 그보다 4배가 늘어난 8t의 그야말로 세계 최대 수준의 초대형 현무-5가 등장했다. 탄두 중량 8t은 전술핵 위력에 버금간다. 탄두 중량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북한 지휘부와 주요 군사 핵심 시설이 숨어 있는 지하 깊숙한 벙커를 파괴하는 지대지 미사일이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타격 수단이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KMPR 3축으로 이뤄져 있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8t 탄두, TNT 3.5t~11.5t 파괴력 추산 현무-5가 이번에 실제로 공개되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위협과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군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군의 날에 2년 연속 시가행진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 군의 사기 진작과 대북 억제력 제고 효과, 첨단 무기 홍보에 따른 방산 수출 기여라는 3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현무-5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제원은 아직 군 당국이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23년 최종적으로 개발과 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생산되며 정확한 생산 대수도 공개되지 않는 비닉(秘匿) 무기다. 일단 추정되는 제원으로는 2단 고체연료 엔진에 1단 추력 75tf(톤포스), 발사 중량 36t, 길이 16m, 직경 1.6m, 사거리 600~5500km, 최고 고도 1000km, 탄두 중량 1~9t, 이동식 발사대에 콜드런치 발사 방식이다. 최고 속도는 마하 10 이상, 사거리는 8t 탄두 기준 300~3000㎞로 추정된다. 파괴력은 TNT 3.5t~11.5t 사이로 추산된다.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최대 200여 발을 배치해 운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jw8619@newspim.com 2024-10-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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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핵심 변수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공개매수 마감일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영권 분쟁 쟁점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관련 법원의 결정이 막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27일 심문을 거쳐 이르면 이날 또는 늦어도 10월 2일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9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과 기존에 체결한 신탁계약의 운용 지시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과 영풍이 특수 관계 인지 여부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에 공개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9.18 beans@newspim.com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지분 관계가 있는 특별관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의 별도매수 금지 조항에 근거해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과의 특별관계가 해소됐다며 이로 인해 별도매수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려아연과 영풍이 적대하는 관계가 되면서 특별관계가 해소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달 19일 영풍이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의 공시를 했다. 법원이 어느 측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공개매수 기간에 자사주 매입을 허용한다면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결론이다. 고려아연은 즉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수 있어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을 끌어오지 않아도 된다.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25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확보해놨다. 다만 배임 소지가 있다.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회사 재산을 통해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것인데 현재 MBK와 영풍이 발표한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이 고려아연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라는 점도 부담을 더한다. 경영권 분쟁 종식 이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오면서 하락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특별관계자 지위를 인정하는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최 회장 측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가 된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대항 공개매수 등 대응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대비한 '플랜B'도 준비중이다. 사모펀드(PEF), 백기사 등과 협력해 대항 공개매수를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으로,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경우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탈, 한화그룹, 메리츠금융그룹, 한국투자증권 등과 접촉하며 자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대항 공개매수를 한다면 마지노선은 10월2일이다.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종료일(10월4일) 이전에 대항 공개매수의 실질적 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공개매수 자금 예치 및 투자확약서(LOC) 발급 등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33.1%를, 최 회장은 기존 주주인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우호세력(백기사)을 합해 33.2%를 확보하고 있다.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소 매수예정 수량은 최소 144만5036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며, 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약 14.6%)다. 공개매수가인 주당 75만원으로 목표 지분을 최대치까지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인수 가격은 약 2조2700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이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회의에서 "공개매수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시장 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적발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2024-09-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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