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지원 가능성 충분" vs"기업 성격 따라 지원 차별화"
[뉴스핌=김선엽 기자] 태백관광개발공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함에 따라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몇몇 지방공기업의 신용도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방정부 및 지방공사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주문하고 나섬에 따라 일부 부실 지방공기업에 대한 손보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의지를 고려할 때 제2의 태백관광개발공사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통해 지방공기업 경영에 일정 정도 개입하고 있고 지방공기업의 부채 중 상당 부분이 중앙정부가 추진한 재정사업에 기인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정부가 쉽게 지방공기업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지방공기업 차입금 의존도 변화 <자료=동양증권> |
법원은 지난달 27일 종합 레저단지 오투리조트를 운영하는 태백관광개발공사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지방공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첫 사례다.
이에 공사 자체가 재정건전성이 낮고 모기업인 지방정부 역시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지방공기업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태백관광개발공사에서 나타났듯이 '유사 시 정부 또는 자지체의 지원가능성'이 대상 공기업의 중요도 및 재정건전성에 따라 차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 발표된 안전행정부의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와 강원도개발공사는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실제 2003년 인천광역시의 전액출자에 따라 설립된 인천도시공사는 2008년 1조9000억원에 불과하던 차입금이 2013년 말 기준 6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305%로 매출액 대비 과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공사의 추진사업이 대부분 인천시 정책을 대행하는 사업인 것을 고려할 때 인천사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신용평가 송준호 애널리스트는 "자본확충을 위해 인천광역시로부터 2011~2013년 동안 총 1조888억원의 토지를 현물출자 받았으며, 이와 같이 유사 시 추가 출자, 재정지원 등 인천광역시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은 공사 신용도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또 하나의 관심대상인 강원도개발공사 역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등으로 정부 및 강원도의 지원가능성이 올라갈 것으로 분석됐다.
동양증권 유태인 연구원은 "강원도개발공사의 알펜시아 리조트의 분양성과가 미미한 점은 부정적이지만 동계올림픽의 진행을 위한 주요 시설임을 고려할 때 정부 또는 강원도의 협조를 기대할 수 있다"며 "또한 장부가 4045억원에 이르는 강원랜드의 지분가치를 고려 시 일정수준의 재무융통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최종원 연구원은 "자산매각이 어려웠던 태백관광개발공사와 달리, 다른 지방공기업들은 보유부동산의 현금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부동산 경기 회복과 연동해 수익과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며 "또한 지자체의 규모와 현물출자 가능 부동산의 규모를 고려하면 크레딧 이벤트 발생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일각에선 좀 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공사채에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투자증권 임정민 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에 대한 정부감독은 강화되는 추세지만 정부의 지원가능성이 차별화될 가능성을 배제시킬 수 없을 전망"이라며 "방만한 지방재정 운영으로 재정건전성이 취약하거나 운영 중인 지역개발사업의 공공성과 공익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부로부터 차별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