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KBS 이인호 이사 추천에 대해 반대한 야권위원에게 다수의 의견으로 정했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야권위원들은 방통위가 합의제인 만큼, 회의를 연기하는 등 합의를 예상했으나 최 위원장의 결정으로 이사가 정해졌다. KBS 이사는 방송법 제 46조 제3항에 따라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위원장은 4일 제41차 전체회의에서 “합의제 원칙에 맞게 앞으로도 운영하겠다. 하지만 모든 사안에 대해 모든 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될 때만 결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결론을 못 내리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 1일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KBS 이사 추천 회의를 하는 중 김재홍ㆍ고삼석 야권위원들이 반대하며 퇴장했다. 야권위원들은 이 명예교수의 조부가 친일 활동을 했다는 점을 비판하며 이사 추천을 반대했으나 최 위원장이 여권위원 2명과 추천을 결정했다.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은 이 교수를 KBS 이사에 임명하면서 이번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이날 회의는 KBS 이사 임명에 앞서 추천 절차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야권위원들은 최 위원장이 이번 이사 추천 과정을 민주주의에 비춰 쓴소리를 쏟아냈다.
고삼석 위원은 “합의제 원리에 대해 다수결은 최종적인 수단이 돼야한다”며 “대화와 합의, 소수의 배려가 필요한데 이번 이사 추천 과정을 보면 이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 다수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위원도 “방통위는 회의체다. 다수결이 민주주의 원칙이지만 국회 입법도 최소한의 것도 있다. 단순 다수결이 아니다”면서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중우정치(衆愚政治)”라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중우정치는 고대 그리스 민주 정치의 타락한 형태를 이르던 말로 민주정치를 멸시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최 위원장이 방통위 합의를 원만하게 이끌지 못한 것으로 보고,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 위원장이 법관 출신인 만큼 공정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지만 최근 행보가 그렇지 못하다는 게 지배적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