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롱텀밸류펀드, 연초 이후 성과 13%..유형평균 3배 웃돌아"
[뉴스핌=이에라 기자] "가치주펀드의 일방적인 독주는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치주도 속한 산업이나 종목별로 차별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제는 가치주펀드도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이영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 사진)은 8일 뉴스핌과 인터뷰를 통해 "이미 몇년째 가치주펀드가 투자했던 종목이 좋은 성과를 내며 저평가 메리트가 희석됐다"며 "가치주펀드도 규모, 운용 스타일 등을 감안해 선택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가치주펀드도 골라 담아야‥ 주요 포인트는 '배당'"
이 상무는 "일부 가치주 펀드들이 조 단위로 덩치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이 좋은 성과를 내는게 쉽지 않다"며 "과거만큼 가치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가치주펀드 설정액은 8조8000억원 수준으로 배당주펀드(4조100억원)를 두 배 이상 웃돌고 있다.
이 상무는 모든 가치주펀드가 좋은 성과를 내기는 힘들어졌다며 좋은 가치주펀드를 고르기 위해 '균형', '배당' 두 가지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쪽에 쏠리지 않고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구분없이 편입하는게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투자 매력도가 높은 가치주를 발굴하는 펀드를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 정책으로 배당 성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 배당주에 대한 투자가 유망한 만큼 이를 가치주펀드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상품에 주목하라는 얘기다.
이 상무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펀드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가치주펀드도 배당이 주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기업이 성장하면서 배당 수익률이 높아질 기업을 담는 상품에 관심을 가져라"고 덧붙였다.
◆ '한국투자롱텀밸류펀드, 가치주 대표펀드 육성 기대"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말 한국밸류운용 출신의 엄덕기 매니저를 영입, 가치주펀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강라인을 구축했다.
기존에 있던 '한국투자거꾸로2펀드'의 이름도 '한국투자롱텀밸류펀드'로 바꾸는등 전력 재정비는 물론 상품 새단장까지 마쳤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성과가 13.03%로 전체 가치주펀드 수익률 4.11%를 3배 이상 웃돌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 5월 초에 주로 편입한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SK텔레콤, 파트론이다. 다른 가치주펀드들이 삼성전자를 평균 13.71% 편입하지만 롱텀밸류펀드는 4.45% 담고 있었다.
업종을 다양하게 분산시켜 매력도 높은 가치주를 발굴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 상무는 "한국운용은 4명의 가치주운용 인력이 10명으로 구성된 리서치와 협력을 통해 안정화된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다"며 "최근 향상되고 있는 성과를 바탕으로 '롱텀밸류펀드'를 회사 대표 가치주펀드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 "코스피, 실적 뒷받침돼야 사상 최고치 간다"
지난달 장중 209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조정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게 이 상무의 분석이다. 부진하던 기업 실적의 안정화 속에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기대감이 박스권을 돌파한 원동력이었던 만큼 2000선 아래로 밀리며 지지부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
글로벌 자금 흐름이 선진국보다 이머징으로 유입되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는 호재다.
이 상무는 "선진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에서 국내 증시는 배당 정책 등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외국인들이 과거 학습효과로 국내 증시가 유망하다는 것을 경험한 만큼 외인 자금도 더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상무는 "주가가 역사적 고점을 뚫으려면 추세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과 정부의 정책 효과를 확인하면서 기업의 이익이 개선되면 점진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끌리는 종목, 3가지 갖췄다"
이 상무는 지난 1990년 한신증권에 입사한 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 펀드매니저다. 꾸준히 한 우물을 파며 20년 가까이 시장을 이겨온 그가 종목을 고르는 비법은 크게 세가지다. 바로 우수한 경영진, 본질적 경쟁력, 산업 업황이다.
그는 "기업의 경영진이 어떤 전략과 실행 능력을 갖췄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상관없는데 장기적으로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 시황보다 본원적으로 그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라"고 덧붙였다.
산업의 업황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다. 이 상무는 "업황이 부진하면 아무리 좋은 경영진이 있어도 성과를 낼수 없다"며 "반대로 업황이 좋으면 경영진의 경쟁력이 약해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상무는 또 "아무리 좋은 기업도 강점과 약점을 다 갖고 있다"며 "강점만 보지 말고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는 반대 사항도 꼭 고려하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