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완제품보다 반제품이 받아들이기 쉬워
[뉴스핌=송주오 기자]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IT업계의 화두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썰렁'하다. IoT 관련 제품들의 사용용도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실용성에 대한 의문 탓이다. 이에 따라 완제품 보다는 보조 제품, 액세서리 제품이 더 낫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IoT 기반의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LG전자의 'G워치'와 삼성전자의 '기어라이브' 등 웨어러블 기기 중심으로 관련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IT기업들은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아직 초기 단계인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합종연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텔, 델, 윈드리버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pen Interconnect Consortium, OIC)을 구성, 시장 선점에 나섰다.
SK텔레콤은 텔레콤뉴질랜드와 IoT 사업 및 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최근 체결했으며 LG전자는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게 올씬얼라이언스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IT기업들의 발빠른 움직임과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IoT 제품에 대한 실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이종근 연구위원은 "IoT 제품 및 서비스가 신기하기는 하지만 아직 그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실례로 금연에 도움이 되는 스마트 라이터는 하루에 몇 번 담배를 피고, 어느 시간대에 피는 지 등 흡연 정보를 제공해 흡연자의 금연을 돕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몇 백원이면 살 수 있는 라이터를 몇 배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 스마트 라이터의 예상 출시 가격은 149달러, 한화로 약 15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반제품, 즉 액세서리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은 액세서리 IoT 컨셉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액세서리 형태의 IoT 제품이 대중화 된 시장은 차량용 전장 시장이다. 차량용 네비게이션, 블랙박스, 하이패스 단말기 등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제품이 수두룩 하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간단한 탈부착을 통해 자신의 차량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연구위원은 "이러한 액세서리 컨셉은 비단 자동차 뿐만 아니라 IoT 전반에서 벤치마크 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제품에 작은 매개물을 추가함으로써 IoT가 실현될 수 있다면 IoT 생태계가 조기에 구축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네스트랩의 스마트 온도계다. 스마트 온도계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다른 제품과 연결해 IoT화 될 수 있다. 구글의 크롬 캐스트, 벨킨의 위모, 스틱앤파인드 등도 액세서리 카테고리에 포함된다.
또한 액세서리 제품은 기업 간 수익모델이 겹치는 일이 거의 없어 기업 입장에서도 타기업과 협력하기 수월하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에는 훤씬 더 다양한 영역에서 액세서리 IoT 제품들이 등장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액세서리가 실속있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IoT 세계 시장은 지난해 2000억달러(약204조원)에서 2020년 1조달러(약1023조원)으로 급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