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후레쉬센터 저장고의 모습. |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이마트 후레쉬센터의 벽에 걸린 표어다. 이마트의 저장 방법에 다양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품질 그 자체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다는 강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실제 올해 다가올 장마는 이마트 후레쉬센터가 가장 돋보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나서면서 장마에도 가격 폭등 없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8일 이마트 후레쉬센터를 직접 방문해봤다. 이마트 후레쉬센터는 전체 냉장·냉동 저장고 중 19개 저장고를 CA 저장 방식으로 운용해 총 3000톤을 보관할 수 있다.
CA저장이란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해 수확시와 동일한 본래의 맛을 유지시키는 저장방식으로 저온, 습도 조절을 비롯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로 제품의 노화를 최소화시킨다.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기술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활성화되지 못했다. 통상 냉장·낭동고 대비 30%이상 투자가 선행되는 탓이다.
현재 국내에서 CA저장고 규모는 이마트가 최대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이 CA저장고의 용도다. 통상 사과, 배를 보관하는 용도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이마트는 수박과 상추를 CA저장고에 보관하기 시작했다.
이홍덕 후레쉬센터장은 “처음 학계에 수박과 상추를 저장할 수 있는지 문의했을 때, 상추나 수박은 저장하는 개념 자체가 없다고 대답했었다”며 “이마트는 아예 저장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제품을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장마에 제품의 질적 하락과 가격 폭등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수박은 냉장보관이 고작 3일에 불과하다. 더불어 상추는 장마가 올 경우 잎이 모두 녹아내려 품귀현상까지 벌어진다. 장마철 수확이 중단되면서 농가는 수박과 상추를 팔기 힘들어지고 더불어 제품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두말 할 것 없다.
이 센터장은 “농가 입장에서는 장마가 오기 전 제품을 모두 판매할 곳이 생겼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마에도 질 좋은 제품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문한 CA저장고는 후레쉬센터의 3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마트에 유통되는 채소와 축산품, 수산품 등이 보관되 후레쉬센터는 들어서자마자 냉동고의 냉기가 서늘하게 올라온다. 이곳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별도로 준비된 파카를 입어야 추위를 그나마 이겨낼 수 있다.
특히 CA저장고는 더욱 엄중하게 관리된다. 이곳에서는 공기중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조절되기 때문에 저장고 앞에는 항상 산소마스크가 비치돼 있다. 현재 CA저장된 수박은 지난주 비가 오기 전 맹장과 고창 지역에서 수확한 수박이다.
이마트 후레쉬센터 CA 저장고에서 직원들이 저장보관중인 수박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이마트는 대기조건인 질소 78%, 산소 21%, 기타 1%를 CA 저장고를 통해 산소 3~7% 전후, 이산화탄소 5~8% 전후, 질소 85~92%, 기타 1%로 대기조건을 조정하고 있다.
실제 이날 보관 중인 수박의 신선도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 수박의 신선도를 체크하는 잣대인 꼭다리는 마르긴 커녕 갓 따낸 것처럼 여전히 싱싱했다. 현재 이마트는 수박을 최대 1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 이마트 CU저장고에는 배추가 보관됐었고, 최근에는 고구마의 장기 보관에 대한 테스트가 완료됐다.
이에 따라 후레쉬센터에 있어 이번 장마는 좋은 시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너구리’가 북상하며 주중 비소식이 예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현재 보관 중인 수박은 오는 10일부터 시중 매장에 풀릴 예정이다.
이 센터장은 “이마트의 농산물 운영 방향은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경쟁력에서 차별화로, 시즌 연장에서 시즌 파괴로, 기상 극복에서 특수시즌 활용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