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사업 선점 위한 M&A경쟁 치열
[뉴스핌=김양섭 기자] IT기업들이 신사업 영역을 찾기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기업들도 미래 유망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M&A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IT기업들은 유망한 사업분야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M&A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프린팅, 드론, 로봇 등 대중화를 눈앞에 둔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 위협적인 구글의 행보..글로벌 IT 공룡 '드론' 경쟁
구굴의 행보는 위협적이다. 확실한 캐시카우를 바탕으로 문어발식 M&A를 벌이고 있는 구글의 잠재력에 대해 IT업계는 물론, 전통적인 산업의 강자들도 귀추를 주목하고 있 다.
최근 구글의 주요 M&A대상은 '로봇'이다. 지난해 구글이 실시한 M&A 20여건중 8건이 로봇업체였다. 군사용 로봇 제조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 팔에 특화한 레드우드 로보틱스, 로봇 카메라에 강점을 보이는 봇앤돌리 등이다.
'드론'은 구글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주요 타깃이다.구글은 지난 4월무인기 제조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페이스북도 올해 초 영국 무인기 제조업체인 애센타를 2000만 달러에 사들였다.아마존은 지난해 말 ‘프라임 에어’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로봇을 활용한 무인 택배 사업을 시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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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로봇 '와일드캣' |
IT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물인터넷 분야에서도 구글은 올해초 가정용 디지털 온도조절기 등을 만드는 네스트랩스를 인수하고, 인공지능에 특화한 영국 기업 딥마인드를 사들이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들과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3D프린팅 영역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구글은 3D시스템즈와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조립형 스마트폰을 50달러에 만들어주는 ‘아라(Ara)’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홍원균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에 대해 "기존사업 포트폴리오와 무관한 분야에서부터 새로운비즈니스를구상하고 있는 것 "이라며 "일반적인 M&A가 기존사업포트폴리오와 유관한분야의 사업체 를 ‘안에서 밖으로’ M&A한다면, IT Big3(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의 M&A 는 기존사업 포트폴리오와 무관한 분야의 사업체를 ‘밖에서 안으로’ M&A 하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M&A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앞으로 인수합병(M&A) 통해 핵심사업 성장과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M&A의 통해 향후 핵심사업과 신규사업을 개척해나가 겠다"며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 SKT, 3D프린팅 관심..시장 확대될까
국내에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진 통신업계도 M&A를 통해 신사업을 찾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아이리버'를 인수했다. 스마트 앱세서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이다 . SK텔레콤은 최근 비통신 영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2월 종합경 비회사인 네오에스네트웍스(NSOK)를 인수한데 이어 11월에는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업체인 나노엔텍의 지분을 확대해 최대주주가 됐다.
'3D프린팅'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중이다. SK텔레콤은 새로출범 한 한국3D프린팅협회의 회장단사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초대 회장은 맡은 변재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협회 창립기념식 및 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구개발 (R&D) 기획하는 팀에서 3D프린팅에 대해 연구중"이라며 "정식팀이 꾸려진 것은 아니지만 담당자가 어떤 업체들이 있는지 등에 대해 스터디 하고 있고, (사업가능성에 대해) 지금부터 열심히 전문업체들과 찾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3D프린터 전문업체인 로킷 의 제품을 공급받아 40여개 대리점에 비치했다. SK텔레콤은 소비자들 이 직접 휴대폰 케이스를 만드는 등의 이벤트에 3D프린터를 활용할 것 으로 알려졌다.
3D프린팅업계도 M&A가 활발하다.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기업들이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3D프린팅 시장은 현재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가 양분하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지난 2011년 3D프린터 관련 특허를 다량 보유한 솔리드스케이프(Solidscape)와 2012년 이스라엘 오브젝트(Object)를 인수하며 3D프린터 판매 대수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섰다. 앞서 스트라타시스의 시장 점유율은 39%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오브젝트는 압출적층 방식(FDM) 및 폴리젯 방식(Polyjet)과 관련한 원천기술 특허를 갖고 있는 업체다.
스트라타시스는 또한 메이커봇(MarketBot)을 인수를 통해 개인용 3D프린터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데, 메이커봇은 이 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스트라타시스가 추진한 M&A는 모두 6건이다.
3D시스템즈는 더욱 공격적인 M&A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광경화수지조형 방식(SLA)과 선택적 레이저소결조형 방식(SLS) 기술에 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3D시스템즈는 지난해까지 모두 39건의 M&A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M&A가 활성화되는 추세다. 세계 1위 3차원 스캐닝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토종 3D 스캐닝 SW기업 아이너스기술은 3D시스템즈에 인수됐다. 인공관절 전문기업인 코렌텍은 금속 3D 프린팅 회사인 인스텍의 지분 35.7%를 인수했고, TPC도 지난해 3D 프린터 전문기업인 애니웍스를 인수했다. 로킷도 상장사인 씨티엘의 투자를 받았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