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상안 마련 최우선"
▲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백수현 전무(좌), 고 황유미씨 부친 황상기씨(우) |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25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직원들의 백혈병 발생 문제에 대해 세 번째 교섭을 시작했다. 이날 구체적인 합의안이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양측은 향후 2주 단위로 협상을 지속하기로 하는 등 교섭은 한층 진전됐다.
◆ 마라톤 교섭..삼성측 "보상안 마련 최우선"
삼성전자와 반올림측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1층 회의실에서 3차 교섭을 시작했다. 양측은 3시에 20여분간 정회한 뒤 2시간에 걸치 장시간 협상을 지속하면서 최종적으로 5시40분에 교섭을 끝냈다. 교섭에 참여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4시반쯤 대략적인 합의안이 도출된 뒤에도 양측은 1시간여동안 구체적인 문구 수정 작업을 했다.
삼성전자측은 이날 교섭에서 피해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조속한 보상안 마련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측 교섭단 대표인 백수현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교섭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발병자와 가족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백 전무는 "해당자 8명에 대한 보상안을 확정한 뒤 관계자들로 확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측은 이를 위해 보상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아울러 재방발지 대책에 대해 백 전무는 "회사가 당사자인만큼 직업병 예방과 퇴직자 지원제도 등 회사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만약 충분하지 않다면 제3기관을 통해 종합진단한 뒤 결과를 재발방지 대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고소 취하' 합의 불발
다만 '고소 취한' 건에 대해 양측의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 백 전무는 "관련된 고소건은 4건인데 2건은 지난 9일, 1건은 23일 취하됐고, 나머지 1건은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소 취한 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백 전무는 "반올림측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반올림측은 고소 취하건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유정옥씨는 "관련 건의 모든 사람에 대한 고소가 취하돼야 하는데, 교섭단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만 취하됐다"며 "같은 건에 대해 그대로 취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다른 입장을 전했다.
이날 협상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고성이 오고가는 일도 없었다. 3시에 20여분간 정회한 뒤 백 전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반올림측은 이날 "구체적인 삼성전자측의 입장이 없다"면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반올림측 교섭단 대표인 고 황유미씨 부친 황상기씨는 "오늘은 삼성측에서 하는 얘기들을 반올림측에서 잘 듣는 자리였다"면서도 "삼성측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황 씨는 이어 "반올림측이 제시한 11가지 교섭안에 대해 삼성측이 답변을 했지만 성실한 답변은 못들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노조 문제 거론 안돼..2주마다 실무단 협상
이날 노조 문제 등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등 다른 사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백 전무는 "(노조 얘기 등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구체적인 합의안이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양측은 향후 2주 간격으로 실무진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 대화에 진전을 보였다.
이날 교섭은 지난달 28일 대화의 물꼬를 튼 지 한 달여만이다. 앞서 2차 교섭에서 삼성전자와 반올림측은 ‘선(先) 대화·후(後) 중재기구 구성 논의’에 합의하며 이번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양측은 △사과·보상·재발방지 동시 대화 △회사가 제기한 고소건 해결 △6월 중 3차 대화 일정 확정 등의 세 가지 합의를 이뤄낸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