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엑슨모빌에 도전장…정유업계 지각변동 '주시'
[뉴스핌=권지언 기자] 글로벌 정유업계 2위 셰브런(Chevron)이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로열더치셀을 제치고 업계 시총2위로 등극한 셰브런은 올해 더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하며 업계 1위인 엑슨모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장은 셰브런의 이 같은 야심이 업계 판도 변화를 일으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셰브런은 어떤 기업?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라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셰브런은 전 세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통합 에너지업체로 시가총액 기준으로 엑슨모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다.
지난 1926년 캘리포니아스탠더드석유회사와 퍼시픽석유회사의 합병으로 설립된 셰브런은 현재 180여개국에서 직접 또는 계열사를 통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셰브런은 6개의 업계 슈퍼메이저 중 하나로 칼텍스, 텍사코, 스탠더드 오일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탐사에서부터 판매 및 기술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석유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스팔트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화학•비료 제품 역시 생산하는 업체다.
◆ 뉴스 & 루머
셰브런은 올해부터 3년간 연 400억달러씩 총 12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직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량 측면에서 셰브런을 54%, 시가총액 측면에서 85% 각각 앞서고 있는 업계 1위 엑슨모빌이 경영 안정성을 강조하며 신중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셰브런이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연간 투자 규모(400억달러)는 지난해 순 투자액 420억달러보다 줄어든 규모지만 주요 경쟁사인 엑슨모빌과 엇갈린 행보를 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엑슨모빌의 경우 지난해 자본지출에 425억달러를 썼지만 올해는 398억달러로 자본지출 규모를 6% 가량 줄인다고 밝힌 상태다.
조지 커클랜드 셰브런 부사장은 "엑슨모빌은 2017년까지 생산량 증가율이 3%에 그치는 반면 셰브런은 약 19%에 달할 전망”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셰브런은 호주에서 진행 중인 두 건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중 한 건을 완료한 상태이며, 멕시코 걸프만에서도 두 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
특히 멕시코만은 정유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만큼 셰브런의 적극적 프로젝트 운용이 높은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월가 UP & DOWN
셰브런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공격적 경영 전략을 한 번 믿어보겠다는 뜻이다.
현재 23개 투자은행들이 평균적으로 '비중확대'를 권고했고, 이 중 매수를 권한 곳은 9곳이다. 비중 확대는 4곳이며, 유지 의견은 10곳이었다.
글로벌 IB들이 제시한 셰브런의 평균 목표주가는 129.47달러다.
이들은 올해 셰브런의 주당 순이익이 11.10달러, 내년에는 11.31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셰브런의 작년 주당 순이익은 11.09달러로 업계 평균인 6.17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투자전문회사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은 셰브런 매수를 강력히 권고하며, 앞으로 수 년 동안 진행될 수많은 프로젝트와 생산성 향상, LNG 가격 상승의 수혜 등을 바탕으로 셰브런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