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만 품목 도매가 판매…B2B 유통 강자 부상
[뉴스핌=노종빈 기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야심찬 전략이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은 그동안 면밀한 시장환경 분석을 통해 활발하게 사업영역을 확대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미 온라인으로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혁신적인 신선식품의 유통은 물론 스마트폰 시장까지 뛰어들면서 게임 콘텐츠 업체들까지도 속속 인수하고 있다.
미국내 산업재 도매유통전문 아마존서플라이의 웹사이트. |
◆ 아마존의 'B2B 유통전략' 주목
이 가운데 조용하지만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아마존의 B2B(기업대기업) 유통 전략이다.
아마존은 2년 전인 지난 2012년 5월 산업재 전문 도매유통 웹사이트인 아마존서플라이를 출범, 현재 베타(시범) 서비스 중이다.
아마존서플라이는 프린터용 토너부터 그릴용 가스버너는 물론, 산업용 모터와 밸브, 기계용 부품, 자재 및 청소용품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개의 제품을 도매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의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 배송네트워크, 고객서비스 등이 접목될 경우 기존 업계 구도를 재편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산업재 도매유통시장 자체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보니 아직까지는 일반 미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 2년만에 B2B 유통 강자 부상
현재 미국에는 대략 3만5000개 정도의 산업재 유통업체들이 있다.
이들의 매출 규모는 연간 160억달러(약 170조원)에 이르지만 사실상 MSC인터스트리얼다이렉트와 WW그레인저, 패스널 등 소수 대형사들이 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한 수만개의 전통적 형태의 가족기업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연간 매출 5000만달러 미만으로 집계된다.
아마존서플라이는 초기 출범당시에는 약 50만개 품목의 상품을 판매했으나 현재는 225만 여 품목까지 확대했다.
현재 산업재 도매유통업계 수위권 업체인 WW그레인저가 판매하는 품목수는 120만개 수준으로 아마존서플라이의 절반 정도다.
2년이라는 짧은 사업 기간을 고려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 아마존의 혁신, 실현 가능성은?
경제전문지 포브스 최근호에 따르면 아마존의 강점은 웹사이트 상으로 편리하게 검색과 주문이 가능하고 24시간 배달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데다 선택의 폭도 수백만 품목으로 넓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포브스는 아마존이 중소 도매업체들과 매출 경쟁에 본격 나설 경우 업계 재편이나 와해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현재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업체도 언젠가는 매출이 불과 수천만달러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린지 콘작 모던디스트리뷰션 연구원은 "아마존은 항상 고객들이 구입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라며 "이는 일부 품목에서 강력한 효과를 보이지만 다른 품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재 유통시장의 경우 대부분 사업체 고객이어서 제품 판매나 서비스 선택에도 높은 수준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산업설비의 경우 단순히 구입과 배송 뿐 아니라 이후 설치 및 유지보수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