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아랑곳' 고수익률 확보에 혈안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 자산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배당주와 고위험 자산으로 꼽히는 정크본드가 동반 랠리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아랑곳 하지 않은 채 고수익률을 추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사진:신화/뉴시스) |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MSCI 월드 고배당 수익률 인덱스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초 이후 지수는 연초 이후 3.8% 상승해 MSCI 월드 인덱스의 상승률인 2.5%를 웃돌았다.
배당 지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집계하는 글로벌 채권시장 수익률인 1.8%를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인 IT 및 스몰캡 섹터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헤르메스 소스캡의 앤드류 패리 최고경영자는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번진 가운데 투자등급 채권의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2012년과 2013년 배당지수가 시장 대표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앤드류 라폰 주식 리서치 헤드는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가 강세에 따른 차익을 얻는 것보다 배당으로 일정 규모의 수익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CCC 등급 이하 정크본드로 투자자금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안전자산의 수익률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투자자들의 속내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BOA-메릴린치에 따르면 CCC 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8.187%까지 하락,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배당주와 달리 정크본드의 강력한 수요에 대해 투자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튼 방스 채권펀드의 캐스린 가프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말 3% 선에서 2.53%까지 밀렸고, 이는 영속 가능한 금리가 아니다”라며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정크본드가 급락할 여지가 높다”고 경고했다.
누버거 버만의 매튜 루빈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에 강한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며 “극심한 저금리가 초래한 결과로, 투자자들 사이에 사상 최저 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