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수급 재고관리 모두 '과학속으로'
[뉴스핌=조윤선 기자]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부동산 업계에 빅데이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빅데이터란 대용량 데이터를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가치 있는 정보로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토지 매입과 부동산 설계 및 건설, 가격 책정 과정에서 정확한 수요 정보를 기반으로 수익성과 투자 안전성을 극대화하는데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 빅데이터 구축 여부가 향후 부동산 개발업체의 리스크 유무와 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 지표가 될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올 4월 말 기준, 중국 35개 주요 도시 미분양 주택 면적은 2억4900만평방미터(㎡)로 전월 대비 2.6%,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해 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통해 토지 매입 전 고객 수요를 파악하면 판촉은 물론 연간 매출 목표 달성이 수월해 진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빅데이터 활용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지만, 일부 업체가 빅데이터 시스템 연구 및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IT평론가 셰원(謝文)은 "완커(萬科), 헝다(恆大) 등 부동산 기업은 대학과 협력해 연구소를 설립하고 전문적으로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부동산 업체 중 상하이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룽촹뤼청(融創綠城)이 빅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가장 눈에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룽촹뤼청의 판촉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업계에서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수한 매출 실적의 배경에 철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중국 매체는 전했다.
화샤싱푸지예(華夏幸福基業)도 빅데이터 연구에 적극적인 부동산 개발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 업체는 미국 등 선진국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전문적으로 각종 산업의 발전 현황과 전망을 분석, 정확한 수요를 바탕으로 산업 부동산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완커도 고객의 생활 패턴 등 각종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주택 구조와 기능, 경관 등을 고려한 부동산을 설계하고 있다.
완커의 부동산 프로젝트 중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설계한 가장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항저우 미래성(杭州未來城)'이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젊은층 고객의 수요를 가장 상세하게 반영한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 빅데이터 분석과 연구는 초보적인 단계이며, 부동산 업계에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아는 업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기업이 토지를 매입할 때 대체로 매입지의 인구와 경제, 주민소득 등 거시적인 데이터만 수집할 뿐, 현지 소비 수준과 산업분포, 현지 가구의 인구구조, 주민 금융자산 등 미시적인 데이터 연구와 수집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자오창(趙強) 중국은행 증권연구부 대표 이사는 "현재 상당수 부동산 업체의 데이터 수집과 연구가 취약해 공급과잉 지역 토지를 계속해서 매입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부동산 기업 경영에 매우 큰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 업체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려고 해도 데이터 수집이 제한적이라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각 연구기관마다 제공하는 정보를 개별적으로 수집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들 연구기관의 데이터를 모두 모아놓은 종합적인 데이터 수집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 중위안(中原)부동산 등 연구기관은 개발업체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의 일부만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중국부동산정보그룹은 중국 전체 도시의 매출 현황과 고객 수요 관련 정보를, 중위안부동산은 중고주택 거래와 임대 관련 데이터, 핑안하오팡왕(平安好房網)은 잠재 고객의 금융자산, 월소득, 가구 인구구조, 건강상황 등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