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교원그룹이 주요 M&A 건마다 공격적으로 이름을 내밀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아예 주요 후보에 오르지 못하거나 후보에 오르더라도 계약이 파기되는 등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5년까지 그룹 매출을 3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의 ‘비전2015’도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12일 주요 업계에 따르면 교원그룹은 최근 진행된 동양매직 인수전 막판 본입찰에서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써 교원은 동양매직을 인수전에 두 차례 도전해 모두 실패했다는 멍에를 안게 됐다.
교원그룹이 이번 동양매직 M&A에 갖는 심정은 각별했다. 지난해 진행된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교원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음에도 불구, 가격 부분에서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하고 결국 협상 중단을 통보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양매직의 두번째 인수전에서도 기권한 것은 강력한 인수의지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한 가격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동양매직 인수전 본입찰에는 약 8개 기업이 경쟁을 펼친 바 있다.
교원그룹의 M&A 실패는 이뿐만이 아니다. 교원그룹은 이에 앞선 2012년에 코웨이(당시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우선협상자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코웨이는 결국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넘어간 바 있다.
교원그룹은 차입이 없는 경영으로 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우량기업으로 꼽힌다. 때문에 M&A 업계에서는 주요 M&A에 교원그룹이 등장할 때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기도 했다. 아울러 교원그룹은 M&A 전문가를 영입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진행되는 M&A 과정에서 번번히 실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극적 태도였다. 보수적으로 인수 비용을 책정하면서 경쟁자에게 매물을 뺐기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 교원그룹의 비상장, 무차입 경영 등 보수적인 태도가 M&A 과정에서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M&A의 본질은 파는 쪽과 사는 쪽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절충 가격을 찾는 것인데, 교원그룹은 이런 부분에서 협의가 쉽지 않았던 기업이라고 알고 있다”며 “경쟁사로 매각되는 것에 대한 내부 구성원의 반감을 감안해도 결국은 돈 문제가 가장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교원그룹은 M&A에 익숙한 곳은 아니다. 교원그룹이 지금까지 M&A로 인수한 곳은 온라인학습지 하이퍼센트, 정수기 제조사 승광 등 중소규모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교원그룹이 수차례 대형 M&A에 눈독을 들인 것은 사세 확장의지와 무관치 않았다.
장 회장은 지난 2008년 M&A를 통해 계열사 수를 2배 이상 늘리고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15’를 발표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 2010년 창립기념일에는 비전 달성을 1년 더 앞당기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목표 달성은 거의 물 건너간 상태다. 지난해 교원그룹의 매출은 약 1조2500억원으로 ‘비전201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비전2015는 선언적인 의미지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고 볼 수 없다”며 “최근 같은 불황에 M&A는 성사시키는 것보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