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집값, 1분기 33% 올라…IMF "추가 규제 필요"
[뉴스핌=주명호 기자]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시장에 대한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UAE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강한 규제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6일(현지시각) 진단했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 투자자들에게 주택시장은 안전 투자처로 각광 받아왔다. 특히 UAE의 경우 이런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투자업체 존스랭라살(JLL)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두바이의 주택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나 급등했다. 작년에도 두바이 부동산 가격은 35%나 오른 바 있다.
두바이에 건설된 주요 주거 건물들. [출처 : JLL] |
이런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투기 불안감도 증대하고 있다. IMF 마수드 아메드 중동 및 중앙아시아지역 수석은 "거품이 터질 시점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난 18개월간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한 부동산 가격은 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UAE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사상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HSBC에 따르면 4월 UAE의 전체 PMI는 58.3을 기록해 전월 57.7를 앞지르며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이먼 윌리엄스 HSBC 연구원은 "올해 두바이 물가상승률이 5%까지 오를 전망이며 자산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UAE 당국이 과열된 부동산시장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UAE 중앙은행은 외국인 투기 억제를 위해 외인 구매자의 모기지 대출 한도를 설정했다. 두바이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에마르 프로퍼티스의 경우 구매자가 총가격의 40%를 지불해야한 부동산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IMF는 규제책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아메드 수석은 "투기로 인한 수요 증가를 둔화 시키기 위해서 추가적인 규제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경제개발부의 모하메드 라후엘 수석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점점 비현실적이 돼 가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부동산 투기 수요 영향을 더 우려해야 한다" 지적했다.
반면 국제금융협회(IIF)는 이와 달리 아직은 부동산 거품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급등하고 있는 부동산에 비해 UAE의 신용이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IIF에 따르면 UAE의 대출 성장률은 작년 13%에서 올해 11%로 둔화됐으며 석유를 제외한 경제성장률은 4.9%에서 5.2%로 소폭 올랐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