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0.2% 성장 그칠 전망, 자금 유출 1000억달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30일(현지시각)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또 러시아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날 IMF는 올해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0.2%로 대폭 떨어뜨렸다.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AP/뉴시스) |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벌어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올해 1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러시아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미국과 EU가 가한 경제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2개 분기 이상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때 경기 침체로 공식 진단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 경제는 이미 침체에 빠진 상태라고 IMF는 경고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7명과 17개 러시아 기업에 대해 자산 동결과 비자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EU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미 1분기에만 러시아에서 6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유출 규모를 웃도는 수치다.
러시아 경제는 이미 지난해부터 성장 동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이전인 지난해 러시아 경제는 1.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을 제외하고 13년래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IMF는 실제 제재보다 이에 대한 불안감이 실물경기와 자금 흐름에 더욱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 기업 뿐 아니라 러시아의 민간 및 공공 기업까지 투자가 저하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재앙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70%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실제 전쟁이 불거지면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이 전면 차단될 것”이라며 “러시아가 유럽 천연가스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럽 전반의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