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유출 및 루블화 하락으로 내수 침체 불가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의 제재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러시아의 경기 침체 리스크가 크게 상승했다.
경제 제재 이외에 글로벌 자금 유출이 지속, 러시아 경제가 버틸 힘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이내에 러시아 경제가 침체에 빠질 리스크가 50%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지난달 조사에서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침체 리스크를 45%로 판단했다.
올해 1분기 러시아에서 빠져나간 자본은 506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75억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또 2013년 유출 총액인 640억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찰스 모비트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경계감과 리스크가 높은 만큼 러시아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대규모로 이뤄질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자금 유출은 연쇄적인 실물 경기 타격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가령, 루블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러시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내수 경기 악화의 악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루블화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도 최근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연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7.7% 급락, 아르헨티나 헤소화에 이어 24개 이머징마켓 통화 가운데 두 번째 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3월 러시아 경제는 0.9% 성장한 것으로 보이며, 1분기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난달 조사 결과 1.2%에서 후퇴했다. 또 제재에 따른 파장이 확대될 경우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BN 암로의 아르젠 반 디지쿠이젠 이코노미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욱 고조되면 서방의 러시아 제재 수위가 한층 높아질 수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 등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