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뉴메리커블, 84억유로 정크본드 발행 예정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럽 자본시장에서 고수익을 낼 새로운 새로운 투자처로 정크본드가 주목받고 있다.
정크본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을 말한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 신용등급 기준으로 Ba1 이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 BB 이하인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정크본드라고 부른다.
달러·유로화 표시 정크본드 발행액 추이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랑스 케이블 TV업체 뉴메리커블(Numericable)이 84억유로(약 12조659억원) 규모의 정크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2위 이동통신사인 SFR를 인수하는 데 쓰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이번 발행액은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가 지난해 정크본드로 조달한 65억유로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익률은 5~6.5%인 것으로 전해졌다.
벤 파켄햄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 펀드매니저는 이를 두고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milestone)"이라며 "그만한 물량을 소화할 정도로 정크본드 수요층이 두텁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현상도 뚜렷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크본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채권가격 상승)
바클레이스 지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CCC등급 채권 수익률은 지난 21일 기준 6.58%로 지난해 12월 7.58%에서 1%p(포인트) 하락했다.
정크본드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과의 격차(스프레드)도 좁혀지고 있다. 지난 1월 6%p였던 스프레드는 지난 21일 5.41%p로 축소됐다.
정크본드는 전반적 수익률이 미 국채보다 3.75%p 높다. 이는 지난 2007년 10월 이후 가장 좁은 스프레드다.
한 투자자는 "대출을 받는 것보다 채권을 사는 게 자금조달 비용이 더 적게 든다"며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인수합병에서 정크본드가 자금조달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프린트는 현재 티모바일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데, 업계 관계자는 "정크본드 발행과 대출을 포함해 약 20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유럽 정크본드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지적이다.
닉 헤이스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저 펀드매니저는 "유럽 정크본드 시장은 거래 규모나 유동성에서 아직 미국 시장에 못 미친다"며 "지금은 자산 규모가 커지는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