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본드 펀드 및 ETF로 34억불 유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1분기 월가의 투자자들이 정크본드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바닥권에 해당하는 안전자산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투기등급의 회사채나 모기지 채권 및 자동차 대출 채권을 담보로 한 고리스크 증권에 강력하게 베팅했다.
(사진:신화/뉴시스) |
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퍼와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1분기 미국 하이일드본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34억2000만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전년 동기 17억60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약 50억달러가 빠져나간 뒤 정크본드의 자금 흐름에 강한 반전을 이뤄지는 모습이다.
안전자산의 수익률로는 만족할 만한 투자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적어도 앞으로 1년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 정크본드 ‘사자’가 봇물을 이뤘다.
저금리 상황과 값싼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면서 기업 디폴트가 감소, 정크본드의 손실 리스크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기대다.
야누스 캐피탈 그룹의 존 커슈너 글로벌 증권화 상품 헤드는 “금융시장이 1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안전한 상황”이라며 “하이일드 본드 매입에 일정 부분 리스크가 따르지만 감내할 만 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고 인플레이션 전망 역시 안정적이지만 연초 이후 정크본드 매수 열기는 다소 우려스럽다는 경고도 없지 않다.
투기등급 가운데서도 신용등급이 낮은 축에 속하는 CCC 회사채 수익률의 국채 대비 프리미엄이 최근 5.4%포인트를 기록해 2007년 7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올해 미국에서 발행된 B 등급 회사채 가운데 55%가 시장 전문가의 목표치 가운데 최저치에 해당하는 금리에 매각됐다.
연초 이후 정크본드 발행액은 19억달러로 전년 동기 12억달러에서 대폭 늘어났다. 투자자 저변이 강력하게 뒷받침되는 데다 금리가 오르기 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정크본드 시장이 활황을 연출하는 사이 투자자 보호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하이일드 본드의 투자자 보호 조항을 평가, 집계하는 지수는 2월 4.05에서 3월 4.14로 떨어졌다. 지수는 1이 가장 높은 점수에 해당하고, 5가 가장 낮은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