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 등 3개 도시서 시위 발생…주정부 청사 등 점거
[뉴스핌=주명호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주요 도시 세 곳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주민들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 외신들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낮 도네츠크주(州) 주도인 도네츠크에서는 약 2000명의 주민들이 주정부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초 집회는 반정부 시위대 사살 혐의로 체포된 경찰 특수부대 '베르쿠트' 대원들을 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곧 도네츠크주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로 돌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친러 성향 시위자들이 대형 러시아국기를 펼쳐 들고 있다. [사진 : AP/뉴시스] |
청사를 점거한 시위대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주의회가 즉각 비상회를 소집해 도네츠크주의 러시아 편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회를 해산하고 자체 의회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시내 국가보안국 건물도 점거했지만 경찰은 유혈 충돌을 우려해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역시 동부도시 하리코프에서도 약 2000명이 연방제 채택을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하리코프 주정부 청사도 시위대에 의해 점거됐으며 도심에서는 친러 시위대와 현정부 지지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른 동부도시 루간스크에서도 약 3000명의 친러 주민들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국가보안국 건물을 점거한 이들은 지난달 체포된 친러 정치단체 '루간스카야 그바르디야'의 지도자 알렉산드르 하리토노프의 석방을 요구했다. 현지 언론은 건물 점거 과정에서 최소 2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동부지역의 동시다발적 친러 움직임에 대해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러시아가 이들 뒤에서 분리독립 시위를 조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사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 대행은 사태 대응을 위해 이날 예정된 리투아니아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안보 회의를 소집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