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한국 무역적자 확대…오바마, 민주당·노동계 비판 직면
[뉴스핌=김동호 기자] 발효 2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미국의 득실에 대한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한미FTA는 지난 15일 2주년을 맞았는데, 일각에선 이 기간 동안 미국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미FTA가 발효된 후 자동차 등 제조업과 농산물, 서비스 부문의 수출이 크게 늘었다"며 "시간이 지나면 협정이 성공했다는 증거가 확연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먼의 발언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민주당조차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가 2012년 166억달러에서 2013년 206억달러로 늘었다며 현재 11개국과 협상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가 체결되면 이들 국가와의 적자 폭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상황이다.
일부 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TPP 및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반대하는 근거로 한미FT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과의 FTA 체결로 미국의 적자 폭이 커졌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과는 달리 일자리까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유럽연합(EU)을 포괄하는 TPP와 TTIP는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사 들로로 민주당 하원의원은 "한·미 FTA를 논의할 때 의회 일각에서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TPP가 성사되면 똑같은 일이 재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설 중인 오바마 대통령. [출처: AP/뉴시스] |
미국의 가뭄 등으로 인해 지난해 한국으로의 곡물 수출이 2년 전보다 17억달러나 줄었고 한국의 경기 부진으로 석탄을 포함한 광물 수출도 10억달러나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USTR는 이들 분야를 제외하면 대한국 수출은 2년 새 감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비스 분야에서 상당한 흑자를 내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1~9월 대한국 적자는 107억달러로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태미 오버비 미국상공회의소 부회장도 한·미 FTA가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미국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미 FTA를 통해 더 많은 이득을 본 것은 한국이라며 미국 노조가 한미FTA의 실패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의 무역 통계를 인용해 "FTA 이전 120억달러였던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발효 첫해에 170억달러, 발효 둘째 해에 200억달러로 확대됐다"고 전했다.
레오 제러드 미국 철강노조대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가 미국의 좋은 일자리와 수출을 늘리는 데 실패했다는 증거는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