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에 상승탄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정학적 리스크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 금값이 상승 탄력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투자자금이 썰물을 이뤘던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셰어가 이달 자금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금 관련 최대 ETF인 SPDR의 금 보유량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10.54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는 803.7t으로 불어났다.
월간 기준으로 SPDR에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연초 이후 투자자금 유입 규모는 2억5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3년만에 연간 기준 하락을 기록한 금값은 최근 온스당 1330달러를 강하게 회복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여전히 16% 떨어진 상황이다.
펀드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는 가운데 일부 투자가들은 금값이 지난해 말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터키, 태국 등 곳곳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는 데다 미국 경제 지표 둔화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속적인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드만 웰스 매니지먼트 마이클 타이드만 대표는 “금값 동향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야 할 때”라며 “신규 고객들에게 금 연계 ETF 투자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가 일시 중단될 때는 물론이고 이를 지속해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져도 금값에 호재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머크 인베스트먼트 악셀 머크 대표도 “분산 투자 수단으로 금이 급부상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 지표 부진이 리스크 헤지 수요를 확대하고 있고, 이는 금값에 강한 호재”라고 설명했다.
머크는 포트폴리오 내 금의 투자 비중을 1년 전 8.4%에서 최근 15.7%로 늘렸다.
금값 전망과 관련, 투자자들은 연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테이퍼링이 지난해 금값 급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앞으로 수개월간 경제 지표 향방과 연준의 대응이 금값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금값의 반등이 단기적인 현상일 뿐 추세적인 하락에 변화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의 메리 앤 바텔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지속하면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값이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연말 금값이 온스당 1100달러 선으로 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