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테마에다 코스피보다 싸다는 인식 작용한 듯"
[뉴스핌=정경환 기자] 새해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세가 무섭다. 반면, 그간 코스닥시장을 지켜왔던 개인들은 떠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4250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이 사들인 1조8028억원의 4분의 1에 가까운 규모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IT, 소프트웨어, 반도체, 의료·정밀기기, 제약, 오락·문화업종 등을 중심으로 사들였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중소형주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이 모두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다만 기관이 코스피 내 중소형주의 매수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코스닥을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외국인은 지난해부터 코스닥 주식을 꾸준히 늘려왔다. 2012년 약 600억원에 불과했던 순매수 규모가 2013년에는 1조8000억원, 거의 30배 증가했다.
엄준호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외국인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코스닥 주식을 매수해 온 것을 봤을 때 코스닥을 좋게 보는 것 같다"며 "코스닥이 거의 4~5년 동안 박스권이다 보니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싸다는 인식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닥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며 "삼성전자 갤럭시S5나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최근 IT와 바이오·제약업종 등이 주목을 받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 코스닥시장 외국인 누적 순매수, 현대증권. |
코스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면에서 외국인의 코스닥 매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중소형주에 대한 매수가 나타나고 있지만 시계열을 길게 해서 보면 여전히 순매도 상태에 있다"면서 "외국인의 중소형주에 대한 매수 여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의 경우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비중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그간 코스닥시장을 지탱해 왔던 개인들이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개인 매매 비중은 2002년 이후 최저치인 88.91% 기록했다.
올 1월에도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지난해 순매도 규모의 절반 수준인 3109억원을 한 달 만에 팔아치웠다.
박 팀장은 "시장 불황으로 주식에 의한 수익 모멘텀이 약화된 데 따른 실망감 때문일 것"이라며 "그 외 가계 부채 문제나 부동산 등 대안 투자처가 부각되는 것 등도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이 떠나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