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미국과 중국의 경제 둔화 위기 속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대이동)'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다. 오히려 연초에 주가 하락과 채권 강세 등 '리버스 로테이션(Reverse Rotation)'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매수 기회가 열렸다고 보는 쪽과 당분간 외국인과 자금 흐름을 보면서 시장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연초만 해도 양적완화 축소가 진행되며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 채권시장에서 위험자산,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경제 회복을 근거로 지난 29일 양적완화 프로그램 규모를 추가로 100억달러 줄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흔들리고 신흥국에 이어 선진국 증시도 함께 흔들리자 의견이 분분해졌다.
4일 코스피와 환율 종가 <사진=김학선 기자> |
이와 함께 전날 국고채 금리는 3년물 연 2.850%를 비롯해 5년물 연 3.173%, 10년물 연 3.542% 모두 연중 최저점을 새로 쓰며 강세를 보였다.
통상 그레이트 로테이션은 채권 실질수익률이 하락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과도한 가운데 나타난다.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과도해 저평가된 주식과 고평가된 채권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 한 해 미국 증시는 51번의 고점 경신을 이어갈 정도로 과열된 상태였다. 국내증시는 선진국 대비 소외받았지만 외국인의 44일 연속 순매수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 전반 구도가 주식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현재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 시장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신흥국도 양호한 상태가 아니라 주식이라는 것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지금 어느 쪽으로 자금이 이동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변동성이 적은 쪽으로 이동하는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에서 리버스 로테이션은 일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채권가격 매력이 커지면 일시적으로 채권쪽으로 자금이 몰리는 건 맞는데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 12월 중순부터 외국인이 주식은 매도, 채권쪽에서는 매수가 많았다"며 "(외국자금의)국내 시장 내 포트폴리오 조정이라고 봐야하며 신흥국 리스크가 줄어들면 다시 주식쪽으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