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자산 급락과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가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하락 압박을 받았고, 유로화가 상대적인 강세로 눈길을 끌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유로화가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3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1.07% 떨어진 100.95에 거래, 엔화가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이에 따라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3주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유로/달러는 0.32% 오른 1.3529달러를 나타내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유로/엔은 0.76% 하락한 136.59엔에 거래, 엔화가 유로화에 대해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0.27% 하락한 81.04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 지표가 51.3%를 기록해 12월 56.5%에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제조업 경기는 간신히 확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속도가 크게 둔화된 셈이다. 또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여기에 포드를 포함한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의 1월 판매 규모가 둔화됐다는 소식과 가파른 주가 하락도 달러화를 압박했다.
파로스 트레이딩의 댄 도로우 리서치 헤드는 “제조업 지표가 이날 외환시장 향방에 결정적인 재료”라며 “경기 회복의 둔화는 위험자산에 뚜렷한 악재이며 엔화에 강한 호재”라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상승과 함께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졌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선진 7개국 통화의 변동성은 8.66%로 최근 1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JP모간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통화지수가 1.1% 내린 89.32를 기록해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이머징마켓통화지수는 0.7% 떨어진 84.8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콜롬비아 페소화가 통화 약세를 옹호하는 정부 측의 발언에 1.5% 떨어졌다. 반면 헝가리 졸티화는 도널드 터스크 총리의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호재로 강보합으로 돌아섰다.
한편 이날 유로화의 상승과 관련, BNP 파리바의 키란 코시크 외환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이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질 때 통상 유로화가 하락했으나 최근에는 엔화와 같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HSBC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내부적인 분석 모델을 적용할 때 지난해 12월까지 유로화는 위험자산과 동반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차별화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주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