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뚜렷할 종목 위주로 선택… 반도체주 '사자'
[뉴스핌=오수미 기자] 새해들어 코스닥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흘러들고 있다. 기업 실적과 환율 부담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코스피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448억원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 1134억원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은 지난해 종가와 비교했을 때 2.04%가 상승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주로 올해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들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외국인 매수 200억↑…원익IPS·서울반도체
원익IPS와 서울반도체는 외국인 자금이 200억 이상 몰리며 새해 외국인 순매수 1·2위를 기록했다.
원익IPS는 293억4100만원 어치 외국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분기 23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원익IPS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 투자 계획에 따라 반도체 장비주로서의 수혜도 누릴 전망이다.
원익IPS에 이어 서울반도체는 같은 기간 233억200만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백열전구 생산 및 수입금지 조치에 따라 LED 전구 매출 비중이 높은 서울반도체가 호재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반도체는 최근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 2조5945억원을 기록하며 파라다이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파라다이스는 외국인이 178억9700만원어치 사들이며 지난해 종가 기준 5.29%의 상승률을 보였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파라다이스의 지난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10억원과 203억원.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62% 오른 수치이고 이익 기준으로는 흑자전환해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이밖에 CJ오쇼핑과 인터파크도 외국인이 각각 110억9100만원, 95억1400만원 사들이며 외국인 매수 상위종목에 올랐다.
홈쇼핑 산업 성장과 함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CJ오쇼핑과 공연·항공 티켓 매출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인터파크 등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는 상장사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및 중소형주는 증시 수급 및 심리 측면에서 코스피 및 대형주 부진에 따른 반사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정부의 내수활성화를 위한 각종 규제 완화책 발표, 연말 대형주의 상대적 부진 탈피 시도 및 전통적인 1월 개별종목 효과 등으로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국인 '팔자'에 우는 종목…성광벤드·GS홈쇼핑
반면 지난해 꾸준히 외국인들이 사들였던 성광벤드는 새해들어 외국인 매물이 대거 출회되는 양상이다. 189억5400만원의 외국인 매물이 출회되며 10일 기준 지난해 종가와 비교했을 때 4300원(16.1%)원 내린 2만2400원을 기록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광벤드는 지난 12월 수주가 기대치를 하회했고 건설업종의 실적 우려와 해양공사 지연이 성장성 우려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GS홈쇼핑도 101억4200만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GS홈쇼핑은 10일 기준으로 지난해 종가 대비 7.19%가 하락한 2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밖에 CJ E&M, 덕산하이메탈, 셀트리온이 각각 44억9000만원, 38억4100만원, 37억7800만원 가량 외국인 매도금액을 기록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선임연구원은 "코스닥은 지난 12월 선행적으로 이미 큰 폭의 조정이 진행됐다"며 "원·달러 환율에 대한 민감도 역시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오수미 기자 (ohsum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