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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군과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

기사입력 : 2024년07월06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5월12일 17:25

軍, 정치의 조롱거리나 정쟁 대상 안돼

군대는 역사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통치수단이었다. 현대정치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군대에는 훈련된 군인이 필요했고, 군이 필요한 병참, 무기, 장비, 정보 등을 뒷받침할 탄탄한 재정이 필요했다. 조세를 통해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국에서는 총리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자리였다. 육군성 장관, 해군성 장관, 재무장관은 왕을 보좌하며 국가최고의 권력을 누렸다. 권력을 누린 최고엘리트들은 더 있었다.

전쟁수행 전, 전쟁수행 기간 동안, 그리고 전쟁 이후 국가를 대표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할 역할은 외교관들이 맡았다. 강대국들에 파견된 외교관들을 모은 외교클럽은 외교부로 편입되어 정부의 핵심권력부처로 떠올랐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미국은 영국, 프랑스, 러시아와 프로이센 대사직을 거치거나 외교부장관직을 수행한 사람이 대통령까지 오를 수 있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국무장관(외교장관)은 대통령 승계서열에서 부통령, 하원의장, 상원 임시의장 다음으로 4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누린다.

이와 함께 법무부도 막강한 권력을 누린다. 평화시 절도, 살인, 도난 등의 범죄자들을 사법적으로 다루고, 폭력시위를 진압해 질서유지와 안전을 책임질 경찰, 교도소, 법원을 통제할 부처는 법무부였다. 전쟁시 왕이 전선에서 직접 진두지휘하던 상황에서 국내소요의 진압과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처 등 국내의 법질서유지는 국가운영에 필수요소였다. 그렇지 않고는 민중봉기, 쿠데타 등으로 국가가 전복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법질서 수단이 필요했다. 제1장관, 즉 프라임 미니스터(Prime Minster)가 법무부 장관이 겸직했던 스웨덴의 경우 국내 법질서가 무너지면 왕이 외국군대와 마음 편히 싸울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가장 중요한 요직으로 간주되고 있다.

국방부(1차대전 이후 차차 육군부와 해군부가 통합됨), 재무부, 외교부, 법무부는 근대국가로 이행되는 시기 가장 중요한 정부부처로 자리매김하면서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고위관료의 자격을 일반인에게까지 개방한 1860년대 이후의 개혁을 거쳐 누구든 장관, 최고통치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민주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된다.

군대조직과 정치는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군대조직을 이끌던 군인이 국가를 통치하는 것은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바람직한 것인가, 전쟁에도 윤리가 있는가, 군인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할 때 국가는 무엇으로 그들의 명예를 지켜줄 것인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국방의무를 다한 국민들에게 약속하는 권리보장의 이론적 근거는 뭘까?

근대국가 형성과 군대

군대는 영토확장이나 국토방어에 꼭 필요한 존재다. 강대국이라는 나라들은 한결같이 강한 군대조직을 갖고 있었다. 스페인은 소수정예부대가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잔혹한 방법으로 멕시코에서 페루에 이르기까지 잉카와 마야제국, 그리고 주변국가들을 차례로 정복해 지금까지 스페인어는 남미국가들의 주력 언어로 남아 있다. 포르투갈도 지금의 브라질을 일찌감치 무력함대를 보내 점령해 지금도 포르투갈어는 세계 7위의 언어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포르투갈어는 아프리카지역의 앙골라, 모잠비크 등을 포함해 총 7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가 동인도회사를 만들어 무역을 독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군대를 앞세웠다. 말이 주식회사지 국가가 파견한 군대조직이나 다름없었다. 해양을 주름잡으며 영토를 확장해 나가는데 중요한 선봉대의 역할을 강력한 해군이 수행했다. 큰 군함과 장사정포, 파괴력 높은 대포알을 만드는 기술은 곧 국력으로 직결되었고, 군은 제국주의의 핵심 동력이었으며, 최고위직 군인들은 핵심 정치엘리트로 성장했다. 그 중 뛰어난 사람들은 제국의 황제로, 입헌군주국인 영국의 경우는 총리로 신분이 바뀌었다.

슈퍼 핑크 문을 배경으로 서 있는 나폴레옹 동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군대를 이끈 사람들이 근대역사의 중요한 족적을 남기며 여전히 세계사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나폴레옹은 직업군인으로 시작해 황제까지 오른 사람이다. 키도 작고 정통가문 출신도 아니었기에 다른 장교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나폴레옹은 그의 단점을 전투전술로 만회하고자 종열집중 전술과 기민한 이동을 통한 지역선점 그리고 허를 찌르는 총력전 전략으로 최강대국이었던 오스트리아제국을 격파해 나갔다. 최대전투인 아우스터리츠 전투(1805)는 그의 전술과 전략의 최고정수를 보여준다. 직업군인 출신이 제국의 황제로 등극한 예는 유럽에서는 그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다. 신성로마제국을 붕괴시켰고, 네덜란드의 오렌지왕가를 멸망시켰으며, 브르봉왕조의 전유물과 같은 프랑스 황제의 자리를 반체제 코르시카 보나파르트 가문이 만들어 냈으니 이는 중세 이후 귀족가문들이 통치한 유럽에서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나폴레옹과 버금가는 영국 장군으로는 웰링턴이 꼽힌다. 아버지를 일찍 잃고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프랑스에 이주하게 되었지만, 왕립승마학교에 입학해 불어와 승마기술을 익혀 인생역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장차 연합군 총사령관의 자격으로 기마부대를 이끌고 나폴레옹 군대를 격파했으니 그를 입학시켜 훈련시켜준 승마학교는 적국의 장군을 키워준 셈이다. 그가 승마학교에서 배운 프랑스어와 프랑스 장교들에 대한 지식이 장차 군사전략에도 매우 요긴하게 활용되었을 것이라고 역사가들은 분석한다. 미래가 불투명했던 웰링턴은 자신이 태어난 아일랜드에서 장교생활을 시작한 후부터 줄곧 성공가도를 달렸다. 네덜란드 영토였던 플랜더에서의 전투, 동인도회사 소속으로 치른 인도마이소르 왕국과의 전쟁, 그리고 이후 이베리아반도에서 나폴레옹 군대와 전투, 그리고 마지막으로 워털루 전투에서의 승리까지 국내에서는 전쟁영웅으로 추앙받기 시작했다. 정치에 몸담고 조지4세와의 오랜 친분으로 상원의장과 토리당의 수장을 거쳐 단숨에 총리직까지 오를 수 있었던 연유는 바로 프랑스의 영웅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고 영국이 제국으로 떠오르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민족적 자긍심이었을 것이다.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귀족사회에서 몰락귀족이 군최고사령관을 거쳐 총리까지 오른 예는 영국역사에서 전무후무하다.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다시 왕정국가로 회귀한 프랑스와 달리 동시대에 영국 보수당의 뿌리를 내리게 한 로버트 필(Robert Peel)의 정치적 멘토로 활동한 웰링턴은 영국민주주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조지 워싱턴

군인의 정치참여

군 총사령관으로 영국과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초대 대통령으로 만장일치로 추대받은 조지 워싱턴은 웰링턴과 버금가는 미국의 영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역사가들은 군인으로서 그가 이룩한 업적보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실천한 정치적 행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워싱턴은 자신의 치아가 하나도 남지 않아 의치를 사용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임기가 끝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역사가들은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재선을 마칠 때 쯤 부통령과 장관들은 그에게 3선을 요구했다. 당시 부통령 존 아담스와 재무장관 알렉산더 헤밀턴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연방당(Federalist Party)과 국무장관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을 중심을 활동한 민주공화당(Democratic Republican Party)의 대립적 정치에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국정에 임해 양측에서 모두 그를 3선대통령으로 점찍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초대 대통령들은 자신의 정치를 펼치겠다는 욕심이나 정치적 혼란 등을 수습능력 부재로 독재로 흐르거나 실패한 대통령이 되기 쉽다. 초기 대통령의 실패로 민주주의를 처음 실험한 국가들이 쿠데타, 혹은 내전으로 치닫는 경우는 근대역사에서 쉽게 발견된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조지 워싱턴 이후 두명의 전쟁영웅이 대통령으로 바로 직행했다.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북군 장군 율리시스 그랜트(Ulysses S. Grant)는 링컨 서거 후 치러진 첫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 인기를 바탕으로 당선되었다. 그의 승리로 '전쟁영웅은 선거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는 공식이 그랜트에 의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남북전쟁 이후 국가재건(Reconstruction)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흑인과 유태인의 공무원임용, 부패공무원 및 무능공무원 해고법 등을 추진해 행정개혁을 전쟁전처럼 화학적 통합도 이루어냈다. 2차 대전의 영웅이자 연합군 사령관으로 노르망디상륙을 성공시키며 파죽지세로 프랑스를 나치치하에서 해방시키고, 베를린까지 함락시키며 전쟁영웅이 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우어 장군도 '전쟁영웅은 선거에서 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인 장본인이다. 루즈벨트와 트루먼이 통치한 민주당 20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공화당의 8년 집권의 기틀을 마련했다.

전쟁은 두 얼굴을 가진다. 승리한 국가의 장수는 영웅이 되지만, 패배한 국가의 장수는 역사의 수치가 된다. 이뿐 아니다. 전쟁의 승패 뒤에는 전사한 이름없는 병사들의 무덤과 부상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상이군인이 있다. 전쟁에서 승리한 지휘관은 전쟁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지만, 영웅들을 위해 희생한 사병들을 위해서는 어떤 예우를 국가는 해주어야 하는가?

군인에 대한 국가예우의 근거

웰링턴 장군은 국가가 군인들에 대해 어떤 예우를 해 주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1869년 출판된 웰링턴의 말 (The Words of Welling, Collected from despatches, letters, and speeches, with anecdotes) 14쪽에는 이런 표현이 나온다.

"….. 나는 이 나라에서 영국 군인의 생명과 건강만큼 귀중한 것은 없으며, 병원에 있는 군인만큼 귀중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존하기 위해 국가가 모든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머레이 대령에게 보낸 편지, 1803년 8월 21일).

웰링턴이 보여준 장병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조국을 위해 싸우다 전사하거나 부상당한 장병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잘 담아낸다. 징병제가 보편화되면서 국방의무를 다한 국민에게 국가는 어떤 의무를 지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로 진행되면서 민주화의 요소인 참정권 확대, 봉급지급과 복지의 제공, 기술교육제공, 취업가산점 등 희생과 헌신에 대한 대가로 제공하는 것이 점차 보편화 되기 시작했다. 국방의무를 제공하고 그들이 받는 혜택에 대해서 앤서니 기든스는 "지배의 변증법"(dialectics of control)으로 설명하고 있다(Giddens, A. (1982). 'Power, the Dialectic of Control and Class Structuration', in Profiles and Critiques in Social Theory. Contemporary Social Theory. Palgrave, London). 국가는 국방의무를 요구하는 통제권을 행사하기 위해 국민들로부터 동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보상으로 권력의 일정한 양보가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전쟁(warfare) 이후 복지제도(welfare)에 대한 요구가 2차대전 이후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영국에서 처칠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음도 불구하고 노동당을 이끈 클리먼트 에틀리(Clement Attlee)가 승리한 주요 원인은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에 대한 상응적 요구라는 시대적 요구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전쟁의 윤리와 의무를 규정한 국제법의 탄생

전쟁은 영웅을 탄생시키기도 하지만 인권파괴라는 어두운 면도 함께 내포한다. 어떻게든 승리하기 위해 장병들을 잔인하고 무자비한 살육과 파괴를 강요하며 전쟁범죄자를 양산해 내는 것이 전쟁이기 때문이다. 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정보를 얻기 위해 포로를 잔인하게 고문하거나, 실험실로 보내기도 하고, 굶주림과 추위에 내몰기도 하며 강제노동을 시키거나, 부상자를 방치하는 비인간적인 행위가 인류역사 전쟁에서 되풀이 되어 왔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앙리 뒤낭(Henry Dunant)이 주창해 환자의 보호와 비전투원에 대한 보호를 규정한 1864년 체결되어 발전된 제네바 협약(Geneva Conventions)은 전쟁국의 의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은 아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Jus ad bellum, Jus in bello 원칙

제네바 협약은 전쟁의 참상에서 비전투원을 보호해야 할 의무조항을 담는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에 참가한 사람들을 두 부류로 구분한다. 즉 하나는 전쟁에 참가해 승리를 목적으로 싸우는 전투군인과, 또 다른 하나는 전쟁과 무관한 민간인, 그리고 전쟁에 참가했다가 적국에 생포된 포로, 부상을 당해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등을 포함한 비전투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제네바 협정은 전쟁에 참가하는 전투군인은 '전투의 범위 밖에 있는 자와 전투행위에 직접 참가하지 않은 자는 보호를 받아야 하고 존중되어야 하며, 인도적인 대우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도의상의 요청에 의거하여 부상병·조난자·포로·일반 주민 등의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 정신이 바로 Jus in bello, 즉 전쟁 중 전쟁국이 따라야 할 의무규정이다.

장자크 루소는 앙리 뒤낭이 주창한 인도주의에 이론적 배경을 깔아준 철학자다. 루소는 그의 저서 사회계약론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전쟁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아니고 국가와 국가의 관계이며, 여기에서 개인은 인간으로서가 아니고 시민으로서도 아니며 단지 병사로서 우연히 적이 되는 것"이며 또한 "전쟁의 목적은 적국을 격파하는데 있으므로 그 방위자가 무기를 손에 들고 있는 한 이를 살해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는 순간적 또는 적의 도구의 기능을 버리고 다시 단순한 인간으로 되돌아간 것이므로 이제 그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전쟁이 더 이상 인권사각지대로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함께 전쟁개시에 대한 까다로운 요구도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1919년 국제 연맹 규약과 1928년 체결된 파리 조약(브리앙-켈로그 조약, the Briand-Kellogg Pact)은 전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2차대전이 끝나고 1945년 채택한 유엔 헌장에는 "유엔 회원국은 국제 관계에서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삼가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다른 국가(또는 국가 집단)의 공격에 대응하여 개인 또는 집단적 자위권만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헌장 제7장에 기초하여,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또는 침략 행위에 대응하여 집단적 무력 사용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일어난다면 방어적 전쟁만 인정하고, 전쟁을 일으킨 국가는 국제사회의 비난과 전쟁개시국의 불명예를 안고 후대까지 살아가야 한다. 바로 이 정신이 Jus ad bellum, 즉 국가가 전쟁을 일으킬 권리규정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성재 법무부 장관(앞줄 오른족 세번째 부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관련 입법청문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4.06.21 leehs@newspim.com

군의 명예, 국민의 신뢰

미국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최근 내놓은 '2024 글로벌 파이어파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국 145개국 가운데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GFP 군사력 순위는 2013년 9위, 2014년 7위로 꾸준히 상승했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위를 유지해왔다. 우리는 아직 믿기 어렵지만 세계는 이미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세계적 군사국가로 부상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세계적 군사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의 명예를 지켜주며, 상응한 대우와 보상으로 사기를 북돋아 주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할 시기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다가 생긴 사고나 보고체계의 문제는 엄정한 수사와 사법적 절차에 따라 한점의 의혹없이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군인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치의 조롱거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군인을 포토라인에 세워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회 상임위에서 망신을 주거나, 국회 안팎에서 지휘부에 대한 찬반으로 나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국가가 군의 명예를 지켜주지 못하고, 국민이 군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면 군인은 더 이상 국가에 충성하거나, 국민을 충심으로 지켜줄 마음이 생겨날 리가 없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미래의 영웅은 평화시 명예존중과 신뢰, 그리고 상응한 보상과 대우의 기초 위에서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역사적 교훈을 통해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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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전후인 지난 1월 18∼19일,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95명 중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진성)은 14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와 소모 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소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선고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 소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선고는 김 씨부터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 물건 손상, 특수 공무집행 방해"라며 "피고인이 증거에 관해서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가 있어서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중위력을 보인 범행이고, 범행 대상은 법원"이라며 "피고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었고, 당시 발생한 전체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 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과 집착이 이뤄낸 범행"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은 공동 범행이 아니라 단독 범행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면서도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에 포함되므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벽돌 등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깨뜨렸고, 법원 경내로 들어가 침입했다"며 "법원 내부 진입을 막고 있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소 씨의 선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 있어 유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원 경내로 들어간 다음 당직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1층 로비까지 들어가 침입했다"며 "화분 물받이로 창고 플라스틱 문을 긁히게 하고, 부서진 타일 조각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손괴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어제 딸에게 산책하며 '아빠가 어려운 사건을 선고한다'고 했더니 '이재명 사건이냐, 윤석열 사건이냐?'고 묻더라"며 "더 어려운 사건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는 어렵고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문을 머릿속으로 썼다가 지웠다 수없이 반복했다. 오늘 선고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결정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남은 생은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과 같은 날 있던 전체 사건을 포함해 법원, 경찰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직접 피해를 본 법원, 경찰 구성원분들과 지금도 피해를 수습할 관계자분들 노고에 감사하다. 기자들을 포함해 지금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전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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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500홈런…한화 12연승 끝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가 7연승 중이던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간판타자 최정의 KBO리그 첫 통산 500홈런을 자축했다. SSG는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11일 KIA와 더블헤더부터 3연승을 달린 SSG는 NC를 제치고 4위 삼성과 승차 없는 5위에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 최정이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회말 500호 홈런을 날린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SSG]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최정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5호 110m 동점 투런포를 쐈다. 500홈런이기에 앞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톰슨에게 일격을 가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SSG는 곧 이은 7회초 서재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으나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성한의 볼넷과 최정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한유섬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라이언 맥브룸이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무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역전 2타점, 1사 후 정준재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류현진. [사진=한화] 한화는 두산과 대전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12연승이 중단된 한화는 이날 4연승한 LG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강승호의 볼넷 후 대주자로 나간 전다민을 1루에 두고, '1할 타자' 임종성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반면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을 6탈삼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한화는 1-1로 맞선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연장 11회말에는 노시환의 안타 후 대주자로 나간 이상혁이 채은성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두 팀은 한화가 8명, 두산이 6명의 필승조 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삼성 르윈 디아즈가 13일 kt와 대구 홈경기에서 5회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수석·투수·타격 코치를 교체한 삼성은 kt와 포항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최근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중전안타로 2-0을 만들었고, 5회말에는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5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kt는 6연패에 빠졌다. 오스틴 딘. [사진 = LG] 잠실에선 LG가 키움을 9-6으로 따돌리고 4연승을 달렸다. 초반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으로 동점을 내준 LG는 7회말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오스틴은 1회에도 선제 솔로홈런을 날려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LG는 8회말에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LG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한 붙박이 톱타자 홍창기가 9회초 수비 중 다리를 크게 다쳐 웃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김도영. [사진 = KIA]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4-1로 꺾었다. KIA는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8회말에는 김도영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유격수 병살타 때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김도현은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2승(2패)를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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