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입찰가 떨어질 수 있다" 우려
[뉴스핌=김연순 기자] 16일 우리투자증권 등 '1+3 패키지' 매각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입찰가를 놓고 매각 주체인 우리금융 이사회와 인수 후보간 막판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서 입찰가가 내부적으로 설정한 최저가를 하회할 경우 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반면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인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등 3곳은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예비입찰 대비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금융당국은 "예비입찰에 비해 본입찰 가격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러게 전망하면서도 매각 자체가 불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등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본입찰에는 KB금융과 농협금융,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11일 인수 후보에게 돌린 공지문에서 "현재 패키지에 포함돼 있는 자산의 일부가 매도인의 판단 및 상황의 의해 패키지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즉 패키지에 포함된 4개사의 개별 최저입찰 기준가격(MPR)을 적용해 최저 입찰가격에 미치지 않을 경우 입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후보들에게 통보한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최저입찰 기준가격은 공적자금위원회와도 협의를 한 내용으로 다만 매각을 철회할 수 있다는 얘기는 사전에 오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금융) 이사회 입장에선 인수가 혹은 장부가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팔면 차라리 안파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며 "(인수가에 따른) 배임문제가 따를 수 있고 마이너스 입찰을 배제하기 위해 미리 통보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패키지 4개 계열사의 장부가는 우투증권 1조400억원, 아비바생명 1000억원, 저축은행 2100억원, 자산운용 700억원 등이다. 우리금융은 4개사를 합쳐 1조4000억~1조5000억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패키지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인 KB금융과 농협금융 등 인수 후보들의 실사 결과 아비바생명과 저축은행의 가치가 '마이너스'로 평가됐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예비입찰에서 KB금융과 농협금융은 각각 1조1000억원, 파인스트리트는 1조4000억원을 적어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들이 아비바생명(-2000억원)과 저축은행(-1000억원)은 오히려 입찰 가격을 깎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지난 예비입찰 때 비해 아비바생명과 저축은행의 경우 가격이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에서 최저가는 아직 정하지 않았을 것이고 내부적인 기준이니까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최저가가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기준도 아닐 것이고 예상보다 낮은 가격이지만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지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본입찰과 관련 큰 변수가 없는 한 오는 20일 경 우선협상대사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