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나란히 당기순손실..악성 미분양 털기 부담
[뉴스핌=이동훈 기자] 두산·한라·동부건설이 그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반적인 건설업황 부진으로 매출은 ‘제자리 걸음’인 데다 금융이자 증가, 아파트 할인 분양 등으로 재무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들 건설사는 그룹의 자금 지원과 후원으로 과거에 비해 부채비율이 낮아졌다. 가시적인 기업 건전성이 개선된 것. 하지만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수익 모델이 부족하다보니 재무 상태가 여전히 ‘빨간불’이다.
게다가 해당 그룹들은 추가적인 지원에 선을 긋고 있다. 자체적으로 살 방법을 강구하라는 것. 때문에 보다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부채비율 줄어도 쌓이는 적자
25일 금융결제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연결 기준 두산·한라·동부건설 3개사는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두산건설의 매출액은 5353억원으로 전년동기(5537억원) 대비 3.3% 줄었다. 전분기(6190억원)에 비해 13.5%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44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7.1% 늘었다. 올 1~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도 628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당기순손실 2934억원, 6540억원보다 크게 줄었으나 여전히 큰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라(옛 한라건설)의 매출은 5346억원으로 전년동기(4920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분기 연속 적자다.
같은 기간 동부건설의 매출은 6491억원에서 441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은 각각 573억원, 639억원으로 부진했다.
이들 3사는 그룹의 지원으로 부채비율이 낮아졌지만 사업 구조를 단기간 바꾸기 힘들어 흑자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건설은 올 초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한라도 그룹의 유상증자 참여(3500억원) 등의 방법으로 총 9100억원을 지원 받았다.
동부건설은 이들 기업보다 규모는 작지만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지원했다. 이를 통해 부채로 잡혀있던 총 138억원의 BW가 자본금으로 바뀌었다.
한라 관계자는 “한라하이힐 등 계열사 및 자산을 팔아 현금 유동성을 강화할 계획이었으나 매각이 빨리 이뤄지지 않아 자구 노력이 다소 더디게 움직이고 있다”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사업 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어 조만간 흑자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악성 미분양 ‘난제’..개선 여부는 지켜봐야한라가 분양한 인천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 모습. 한라는 이 단지를 분양할 때 허위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계약자와 마찰을 빚었다.
이들 건설사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기는 어려운 구조다. 여전히 많은 미분양 아파트를 떠안고 있어서다.
한라는 인천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와 경기 고양시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8월 영종하늘도시 한라비발디의 아파트 계약자 209명이 한라를 상대로 낸 분양대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했다.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 등이 건설될 예정이라고 분양 광고했지만 들어서지 않아 결국 허위광고가 됐다. 계약 해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분양금액의 5%를 위자료 명목으로 뱉어내야 할 처지다.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운정신도시 ‘한라비발디’는 전체 가구의 60% 정도 아파트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여기에 기존 분양가에서 최대 30%를 할인해 분양하고 있어 원가율이 계속 상승 중이다.
동부건설은 지난 6월 분양한 경기도 김포시 ‘김포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가 주택사업 부문에 가장 큰 난제다. 총 5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중 1차분 2712가구가 분양했으나 계약률은 30%대 머물러 있다.
향후 2200여가구를 추가 분양할 예정이어서 보유한 미분양을 줄이지 못하면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두산건설도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 두산위브'를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초 분양가에서 평균 2억5000만원을 빼 분양 중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그룹으로부터 대규모 현금을 지원 받아도 적자 기업을 흑자로 돌려세우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들 회사는 모두 주택사업을 줄이고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사업부문이기 때문에 실적의 개선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